
[SOH]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28주년을 맞은 4일, 베이징에서 계엄을 방불케 하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AFP 통신 등 외신과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에 따르면 1989년 6월 4일, 학생과 시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던 톈안먼 광장 곳곳에는 무장경찰과 사복경찰이 대거 배치됐다.
이날도 톈안먼 광장은 평소처럼 관광객을 비롯한 많은 인파로 붐볐지만, 배치된 경찰들은 기자들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했다.
전날인 3일 밤에는 톈안먼 사건 때 진압군의 무차별 난사로 희생자를 많이 낸 장소 부근의 지하철 입구를 차단하고 주변에 경찰들을 배치했다.
인권 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해마다 그래왔듯이 지방에서도 희생자 유족과 인권활동가에 대한 감시를 확대했다.
지난 5월 이래 광둥성 광저우(廣州) 당국은 인권 변호사를 다른 지역으로 강제 퇴거시키거나 활동가의 집회를 해산시키는 등 단속을 펼쳤다.
쓰촨성에서는 톈안먼 사건 발생일의 발음을 차용한 '팔주육사(八酒六四)'라는 상표를 붙여 중국술을 판매한 활동가 3명이 연행돼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로 기소당하기도 했다.
톈안먼 사건 당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는 2일 중국 당국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지만, 외교부는 "중국의 그간 발전이 무력진압의 정당성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 밖에 중국 당국은 언론 통제를 강화해 톈안먼 사건의 진상과 관련 뉴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한편 해마다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에 대한 추모 촛불 집회가 진행된 홍콩에서는 4일, 약 11만명이 참가해 지난 9년래 가장 적은 참가율을 보였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홍콩의 학생지도자들이 올해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으로 보고, 지난 2014년 79일 간 지속됐던 홍콩 행정장관 직선 등 민주화를 위한 점령 운동이 중국으로부터 아무런 양보도 얻어내지 못한 채 종료된 후 홍콩의 민주화운동 세력 간에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또 ‘28년 전 중국에서 발생한 사건은 홍콩과는 관계없으며, 자치 확대 등 홍콩과 직접 관계있는 문제들을 개선하는데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홍콩 우선주의가 확산되는 것도 촛불집회 참석 감소를 부른 다른 원인으로 풀이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권성민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