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1930대초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코스타리카, 디키즈강 인근에서 정체불명의 돌들이 발견됐다. 당시 그곳에서는 바나나 농장을 만들기 위해 인부들이 한창 개간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발견된 돌은 개수만 무려 200개가 넘었으며, 크기도 직경이 2센티미터에서부터 2미터가 넘는 것까지 다양했다. 이 돌들은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졌는데,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모든 돌들이 누군가 정교하게 깎아 만든 것처럼 공 모양을 띠고 있었다.

돌이 발견된 당시, 작업을 서둘러야 했던 인부들은 불도저와 중장비로 돌들을 마구 손상시켰고, 일부 인부들은 돌 속에 무언가 보물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기까지 했다.

이 돌들은 10년 뒤인 1940년, 뒤늦게 기사화되면서 알려졌고, 관심을 갖게 된 미국의 고고학자 도리스 스톤은 하버드 대학의 인류학 박사 사뮤엘 로스롭과 코스타리카로 건너가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돌들을 직접 본 학자들은 매우 놀랐다. 일부 돌들의 원주와 직경을 측정한 결과 최대 오차가 0.2%도 되지 않는 완벽한 구형을 하고 있었는데, 이는 현대 제작 기술로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들이 제작된 시기는 알아내기가 매우 어려웠다. 석재의 경우 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층위학으로 발견된 곳에서 돌의 재료와 같은 지층을 찾아내 그것을 연대로 추정하는 것이었는데, 돌들은 원래의 자리에서 이동한 상태여서 돌이 원래 있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기 힘들었으며 무엇보다 그 근처에서 돌의 재료와 같은 화강암층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 후 돌들과 함께 출토된 도자기에 대해 알게 된 두 학자는 이를 토대로 돌들의 연대를 추정할 수 있게 됐고, 그동안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그들은 이 돌들이 기원전 200년에서 서기 800년 사이에 번영했던 아구나스 부에나스 시대의 유물로, 화강암층으로 구성된 인근의 탈라망카 산맥에서 만들어져 디키즈강 인근까지 옮겨져 왔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당시 원시적 가공 기술로 어떻게 그토록 완벽한 구형을 만들 수 있었는가와 탈라망카 산맥에서 어떻게 수십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디키즈강 인근까지 운반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발견된 돌들 중 큰 것은 무게가 무려 15톤 이상 이상이 넘었기 때문이다.

많은 가설과 논란 속에 그 돌들은 ‘여러 개의 공’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라스 볼라스(Las Bolas)로 불리게 됐다. 돌이 만들어진 시기와 운반 방법에 대해서도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렇듯 크고 완벽한 구형을 띤 많은 돌들이 도대체 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끝었이 이어졌다.

2010년 켄사스 대학의 교수이자 고고학자인 존 후프스가 이 돌들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자격을 평가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많은 이들이 당시 조사에서는 돌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4년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2014년 서기 500년에서 1500년대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됐을 뿐 돌들의 정확한 용도와 제작 과정 등은 밝혀지지 못했다.

수십 년간 수많은 학자들의 연구에도 미스터리로 남아 ‘신의 구슬’로 불리는 코스타리카의 돌 ‘라스 볼라스’는 2014년 6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현재 코스타리카 박물관에 전시되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자료: 온라인 커뮤니티)

최선인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