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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태종, 저승에서 혼을 돌려받다-18회

편집부  |  201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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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지난 시간 태종은 위징으로부터 최각에게 주라는 편지를 받고 운명했습니다. 태종은 과연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요?


태종은 정신이 아득한 가운데 혼령이 오봉루 앞으로 나왔는데,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황제의 친위대는 궁궐 밖으로 사냥을 나가자고 청했지요. 태종은 기꺼이 그들을 따라 까마득히 먼 길을 떠났는데, 어느 사이엔가 사람과 말이 가뭇없이 사라지고 거친 풀숲을 혼자 걷고 있었습니다.


최각: “당나라 황제는 이리로 오십시오! 어서 이리로 오세요!”


태종이 고개를 들고 보니 오사모에 상아홀을 쥐고 서광으로 번쩍이는 비단옷을 걸친 사나이가 서 있었습니다. 태종이 그쪽으로 다가가자 그는 길가에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습니다.


최각: “폐하! 신이 멀리 마중 나오지 못한 죄를 용서해 주소서.”


태종: “그대는 누구 길래 이렇게 나를 맞아주는 거요.”


최각: “소신은 보름 전에 삼라전에서 경하의 용왕이, 폐하께서 살려준다고 약속하고서는 도리어 목을 벤 사건을 상소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1법전의 진광대왕께서는 귀졸을 보내 폐하를 모셔다가 삼조대안을 벌일 모양입니다. 소신은 그것을 알고 예까지 마중을 나왔습니다만 그만 이렇게 늦고 말았습니다. 소신의 불찰을 널리 용서해 주십시오.”


태종: “그대의 이름은 무엇이며 무슨 관직을 맡고 있는가?”


최각: “소신의 성은 최 이름은 각이며, 저승에서 풍도의 문서 관리 판관으로 있습니다.”


태종: “수고스럽게 멀리까지 와주어 고맙소. 짐의 신하인 위징이 선생께 한 통의 편지를 전해 달라고 했는데 마침 잘 됐구려.”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습니다.
 

소제 위징은 대도안으로 계시는 최각 형장께 삼가 이 글월을 올립니다. 지난날 서로 오가던 정리를 회상하면 형장의 용모와 음성이 눈앞에 삼삼하고 귀에 쟁쟁합니다. 그동안 여러 해가 지나도록 소제는 형장의 가르침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절기에 따라 형장의 영전에 제상만은 잊지 않고 드렸는데 형장께서는 받기나 하셨는지요? 형장은 역시 소제를 잊지 않으시고 꿈속에서 종종 가르쳐 주셨기에 소제는 형장의 영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승과 저승은 서로 사이를 두고 있어 형장을 직접 만나 뵐 수가 없으니 실로 유감천만입니다. 오늘 소제의 태종황제께서 갑자기 세상을 뜨셨는데 필연코 삼조대안이 있으리라 사려 되고 따라서 형장과도 대면하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바라건대 소제와의 옛정을 살피시어 소제의 폐하로 하여금 이승에 다시 환생하시도록 힘써 주신다면 그 이상 감사할 데가 없겠소이다. 사례는 후일 다시 하렵니다.


편지를 읽고 단 판관의 얼굴 위로 기쁜 표정이 떠올랐습니다.


판관: “인조관 위징이 일전에 꿈속에서 용왕을 베어버린 사실은 저도 이미 알고 있고 매우 감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위군은 조석으로 저의 가족을 극진히 보살펴 주고 있지요. 그가 폐하를 부탁한 이상 소신은 반드시 폐하를 환생시켜 다시금 용상에 등극하시도록 하겠습니다.”


태종이 최각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데 앞쪽에서 검은 옷차림의 두 동자가 깃발과 양산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동자: “염라대왕께서 부르십니다.”


태종은 최판관과 두 동자를 따라 현판에 ‘유명지부귀문관’이란 금문자가 크게 쓰여 있는 성곽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 들어서자마자 선왕인 당나라 고조 이연과 죽은 형 건성 아우 원길 등이 기다리고 있다가 다짜고짜 태종을 죽이려 달려들었습니다. 판관의 도움으로 간신히 몸을 빼내 몇 리를 더 가자 이번엔 푸른 기와가 얹힌 누대가 보이는데, 두둥실 만 겹의 오색 노을 가운데 높이 솟아 푸른 하늘에 닿고, 구름다리 나란히 집들과 연결되어 있는 장관의 모습이었지요.  태종이 밖에서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노라니 안쪽으로부터 구슬을 꿰어 맨 환패소리가 절렁절렁 울리고 기이한 향기 가득히 감도는데 열 명의 염왕이 촛불을 앞세우고 층계를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열 명의 염왕은 진광왕, 초강왕, 송제왕, 오관왕, 염라왕, 평등왕, 태산왕, 도시왕, 변성왕, 전륜왕이었지요.


그들은 허리를 굽혀 태종을 영접하였으나 태종은 사양하며 앞으로 나가기를 삼갔습니다.


염왕: “폐하는 양지의 인왕이요. 저희는 음지의 귀왕입니다. 신분으로 보아도 당연한 일인데 어째서 그처럼 사양하십니까?”


태종: “짐은 죄를 짓고 끌려온 처지에 어떻게 음지와 양지를 가리고 사람과 귀신을 따질 수 있겠소.”


태종이 사양하다가 이윽고 삼라전에 들자, 진광왕이 두 손을 모아 잡고 태종을 향했습니다.


진광왕: “경하의 용왕이 상소하기를 폐하께서 구해주겠다고 허락하고서 목을 베었다고 하는데 어찌된 일입니까?”


태종: “짐이 꿈속에서 용이 구해 달라하여 그에게 아무 일 없이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가 하늘의 법도를 어겨, 짐의 인조관 위징에게 처단될 운명이었다는 것은 몰랐소. 그러나 짐은 그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위징을 불러들여 편전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위징은 꿈속에서 그 용을 베어 버렸던 거요. 그것은 우리 인조관의 신출귀몰에 의해 빚어진 일이고, 그 용은 마땅한 처벌을 받은 것이라 생각하오. 그러니 어찌 짐의 죄라고만 할 수 있겠소.‘


염왕: “그 용은 생겨나기 전부터 인조관의 손에 죽기로 남두성의 생사부에 적혀 있는 것을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만, 그 용이 굳이 삼조대안에 참여시켜야 한다기에 그를 잠시 환생시켜 윤장에 보내 놓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폐하의 강림을 청한 것이니 부디 저희의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


말을 마친 염왕들은 곧 생사부의 최판관을 불러 분부를 내렸습니다.


염왕: “곧 장부를 가져다 폐하의 수명이 언제까지인가를 알아보라.”


최판관은 급히 집무실로 돌아와 천하의 모든 나라 임금의 천록총부를 한 조목 한 조목 훑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남섬부주 대당 태종의 수명에는 정관 13년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깜짝 놀란 그는 급히 붓에다 진한 먹을 묻혀 일자 위에 가로 두 줄을 그어 3자로 고쳐가지고 염왕께 갖다 주었습니다.


염왕: “폐하께선 등극하신 지 몇 해가 되셨습니까?”


태종: “짐은 즉위한 지 13년이 되었소.”


염왕: “폐하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폐하께선 아직 20년의 수명이 더 있습니다. 이로써 확실한 조사가 끝났으니 이제는 이승으로 다시 돌아가 주소서.”


태종은 삼라전을 나오며 염왕들에게 물었습니다.


태종: “궁중에 있는 짐의 식구의 안부는 어떠하오?”

 

염왕: “모두 무고합니다만, 매씨의 수명만은 길지 못합니다.”


태종: “짐이 이승으로 돌아가도 특별히 사례할 물건이 없구려. 때때로 과일이나 보내 드릴까 하오.”


염왕; “이곳에는 동과와 수박은 많이 있지만 호박만은 얻기가 어렵습니다.”


태종: “돌아가는 즉시 보내 드리겠소.”


십대명왕과 헤어진 후 주태위는 영혼을 인도하는 인혼번을 들고 앞에 서고 최판관은 뒤에서 태종을 호위하며 명부를 떠났습니다.


태종: “아무래도 처음 왔던 길이 아니 것 같소. 잘못 가는 거 아니오?”


최판관: “잘못 가는 것이 아닙니다. 저승에서는 가는 길만 있고 오는 길은 없습니다. 지금 폐하를 윤회장을 거쳐 나가시도록 하려 합니다. 그것은 첫째로는 폐하께 저승세계를 돌아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고, 둘째로는 폐하께서 사람을 많이 제도해 주십사고 부탁하기 위한 것입니다.”


태종은 하는 수 없이 두 사람을 따라가는데 몇 리쯤 가자 앞에 끝이 보이지 않는 높은 산이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태종: “최 선생, 저 앞에 보이는 산은 무슨 산이오?”


최판관: “저승세계의 배음산입니다.”


태종: “짐은 도저히 넘어 갈 수 없을 것 같구려.”


최판관: “폐하 걱정 마소서. 신들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험한 벼랑 들쭉날쭉    고개 뻗어 굽이굽이
  산이 높아 여산 같고   봉이 험해 촉령인데
  저승지옥 예 아닌가    이승명산 아니구나.
  가시밭엔 아귀떼요     바위짬엔 마귀뗄세
  들리느니 호곡소리     보이느니 망령인데
  찬바람이 일어남은     귀신들의 숨소리요
  검은 구름 서려옴은    마귀들의 입김이라.
  바라보니 막막강산     들러보니 폐허구나
  산과 영이 있다지만    길손 하나 아니오고
  강과 내가 있다지만    물이 말라 먼지이네.
  간 데마다 도깨비요    만나느니 아귀인데
  최판관은 부랴부랴     신분증을 내어놓고
  주태위는 허둥지둥     지옥공문 보여 주네
  음산쿠나 지옥세상    어서어서 빠져가세


태종은 최판관의 보호 아래 무사히 배음산을 넘었습니다. 


태종의 고난은 어디까지 이어 질까요?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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