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를 가리키는 말이다. 입법기구인 전인대는 중국 최고 권력기구이며 정협은 정치 자문기구이다. 오늘 탔던 택시 기사 아저씨는 “전인대는 관리들의 파티고 가라오케 정협은 전인대의 리듬에 잘 맞춰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정말 재밌는 비유였다. 한편 나는 노래 부르는 정협이 술잔 부딪치는 전인대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경직된 전인대와는 달리 정협에서는 분위기가 고조되면 즉흥적인 쇼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오늘 나는 정협 의료계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정말 기대했던 대로 일부 진실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중국 서민들은 비싼 의료비와 의료계의 부패로 병원에 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이 점은 원자바오 총리도 이번 전인대 정부 사업 보고에서 승인했다. 이러한 문제를 대두시킨 의료계의 토론회였으니 불꽃이 튕기지 않을 수 없었다.
정협위원이며 베이징 세허(協和)병원 선티(沈悌) 내과주임은 “농민 매 사람이 10위안, 지방과 중앙 정부가 각각 20위안을 내서 총 50위안으로 새로운 농촌 합작 의료체계를 구축하자고 한 원 총리의 제안은 실행 불가능합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원자바오 총리의 결정을 단도직입적으로 부인한 것은 당연히 좀 당돌했지만 선티 주임은 이어 “이 방법은 이전에 써본 적이 있는데 실패했습니다. 보통 한 마을에 인구가 대략 3000명 있는데 일인당 50위안이 돌아가면 총 15만 위안밖에 안 됩니다. 이 돈이라면 중병 환자일 경우, 한 사람의 치료비도 되지 않습니다.”라고 해석했다.
하이난성의 한 대표는 “저도 이 방법이 소용없다고 생각했었지만 하이난에서 실태 조사를 할 때, 한 사람이 저에게 농민이 10위안을 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요구가 너무 높아서도 안 됩니다. 조건이 되는대로 해 나아가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선티 주임의 동료인 세허병원 마취의사 뤄아이룬(羅愛倫)은 미국에 일년 동안 연수한 경험이 있었다. 그는 “의료 개혁은 서방을 따라 배워야 합니다. 사회주의가 좋다지만 이 문제에서는 자본주의가 그래도 낫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뤄아이룬은 이미 15년 정협위원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15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아직도 모여 앉아 비슷한 문제를 토론하고 있군요. 해마다 양회가 열리면 우리는 모두 무료로 먹고 마시는데 저는 매우 괴롭습니다.”
뤄아이룬은 수차례 제안해도 고위층 지도자들이 토론회에 참석하지도 않고 외면하기 때문에 이제는 제안할 생각을 버렸다고 말했다.
허난성에서 온 한 젊은 의사는 남쪽 사투리로 발언했다. “여기로 떠나올 때, 우리 병원에서는 저에게 평소에 해결하기 어려웠던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오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의 말을 듣고 보니 당신들도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군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 지방에서는 정부에서 제정한 정책을 그대로 실행하지 않습니까?”
같은 허난성에서 온 다른 한 의사가 “저는 오늘 부장 직위쯤은 되는 지도자들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제안도 하고 질문도 하려했는데 알고 보니 모두들 토론회는 오지 않는군요.”라고 하는 바람이 회의장은 웃음바다가 돼 버렸다.
가라오케 정협에서는 정말 조금은 다른 신선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글/BBC 가오이(高毅) 기자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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