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베이징 시민들 사이에서는 ‘피임(避孕)’과 발음이 같은 ‘피운(避運)’이라는 단어가 인기입니다. 중국어로 ‘올림픽을 피한다’는 의미의 이 단어는 갈수록 재난으로 다가오는 올림픽을 피해 베이징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겨났습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전화설문 조사를 받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시민들 중 3분의 1이 올림픽 기간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특히 베이징의 경우, 여행사들이 관광상품으로 내놓은 ‘피임투어’를 찾는 주민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베이징 시민들을 가장 불편하게 하는 것은 교통문제입니다. 6월말부터 실행된 까다로운 지하철 안전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시민들은 평소보다 1, 2시간 먼저 집 문을 나서야 하고 아파트 단지를 드나들 때도 식별카드를 휴대해야 합니다. 오는 20일부터는 자동차 홀짝 운행제까지 실시됩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의 한 시민은 이렇게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음성)“지금 지하철에서는 작은 가방도 검사를 합니다. 또 휘발유나 생화학 무기를 우려해 로션이나 향수병 등 액체가 담긴 통을 가지고 다니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더운 여름에 생수쯤은 누구나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까? 비행기에 탑승할 때처럼 검사가 까다로워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엉망이 됐습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는 외부인의 진입을 막기 위해 식별 카드를 휴대해야 한다고 하는데 돈이 드는 것은 물론, 한 집에 한 사람씩 돌아가며 경비를 서야 한다고 합니다. 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르는 것은 좋지만 사람마다 적이고 사람마다 테러리스트로 의심해서야 되겠습니까?”
또 베이징 당국이 안전과 교통 문제를 고려해 각종 물류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면서 베이징에서는 식량, 채소와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들이 가장 불만이 큰 부분입니다. 베이징의 한 시민은 올림픽이 시민들에게 재난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음성)“여기가 어떻게 됐는지 한 번 와보세요. 물가가 정신없이 올라가고 교통 등이 모두 엉망입니다. 저는 올림픽에 강력히 항의합니다. 올림픽은 중국에 단결, 기쁨,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줬다고 하는데 모두 거짓말입니다.”
지난 8일, 중국의 인기 배우 쉬징레이(徐靜蕾)가 “올림픽을 지지하지만 베이징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잠시 미국으로 떠난다”고 발표하면서 가장 먼저 ‘피임’한 베이징 시민이 됐습니다.
베이징 네티즌들은 “생계 때문이 아니라면 나도 피임하고 싶다”, “스타는 미국에서 피임하지만 우리 서민들은 집에서 피임해야 할 것 같다”, “피임하느라 수입이 대폭 줄었다”라고 하며 부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처럼 중국 국민들에게 막대한 부담을 주는 베이징올림픽은 외신들이 평가한대로 ‘중국 공산당만의 잔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최창영이었습니다.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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