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올림픽을 눈앞에 둔 24일, 베이징 유명 일간지 ‘신경보(新京報)’가 6.4천안문 민주화운동 당시의 사진 한 장을 게재해 중공 당국을 당황케 만들었습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의 시민들은 1989년 6.4천안문 학살사건을 직접 겪은 당사자들로서 지금까지 수많은 희생자 유가족들이 ‘천안문 사건’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중공 선전부는 이번 사건을 ‘엄중한 정치적 사건’으로 규정하고 긴급 회수 조치를 취한 동시에 국가신문출판총서와 함께 신경보를 상대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신경보 웹사이트에 게재된 같은 기사도 이미 삭제됐습니다.
당국을 긴장케 한 이 사진에는 1989년 6월 4일, 몇 명의 젊은이가 계엄군의 총격을 받은 부상자를 삼륜차에 싣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보는 이 사진에 ‘부상자’라는 설명 외, 다른 설명을 달지 않았습니다.
그간 해외 언론들이 수차례 이용해왔던 이 사진은 AP통신 전 베이징 특파원 류샹청(劉香成.57)이 6.4 당일 베이징 길거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신경보’는 24일호에 류샹청과 가진 특별 인터뷰 기사를 실으면서 그가 찍었던 사진 4장을 함께 게재했습니다.
홍콩 출신의 류샹청은 미국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는 유명 기자입니다. ‘신경보’ 보도에서 류샹청은 30년 동안 중국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6.4천안문 학살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 ‘6.4 천안문사건’ 당시 사진(64memo.com)
광둥(廣東)성의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 등과 함께 중국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신경보’는 이미 여러 차례 당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보도로 편집장이 교체되는 등 시련을 겪었으며, 2005년부터는 편집권이 당 기관지인 ‘광명일보’의 손으로 대부분 넘어간 상태입니다.
네티즌들은 “신경보가 올림픽을 앞두고 용감한 보도를 했다”며 찬사를 보내는 동시에 당국이 극단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19년 전, 천안문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대학생과 베이징 시민 수천 명을 무차별 학살한 중공 당국은 지금까지도 6.4사건을 ‘반혁명 폭동’이라고 몰아세우며 정부가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로가 가장 큰 관리가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서로 그 ‘영예’를 사양해 왔습니다.
그 후 중공 선전부과 장쩌민은 철저한 언론 통제를 통해 중국인들의 머릿속에서 천안문 사건을 지워버리는 작전을 펼쳐왔습니다. 6.4사건 18주년을 맞아 지난해 쓰촨(四川)성 ‘청두완보(成都晩報)’에는 ‘강인한 6.4희생자 어머니들에게 존경을 표시한다’라는 작은 광고가 실려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광고를 실은 젊은 직원은 6.4사건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6.4사건으로 인해 장기간 감금 생활을 했던 반체제인사 류샤오보(劉曉波)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국이 국제사회와 중국인들을 속여 6.4천안문 사건을 잊어버리게 하고 있지만 자신은 절대 잊지 못하고 있으며 작은 움직임에도 놀라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관련자료
6.4 천안문사건 사진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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