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후사오장(湖少江ㆍ자유아시아방송 논평가)
[SOH] 지난 8월, 중국 정부는 국고를 털어 사상 가장 호화로운 스포츠 대잔치를 벌였다. 베이징은 올림픽 기회를 이용해 중국이 최근 30년 동안 거둔 성과와 경제실력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려 했다.
베이징의 호화로운 대접은 세계 각지에서 온 선수와 정부 관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생각만 해봐도 그들은 잘 먹고 잘 놀고 큰 수확을 얻어 돌아갔을 것이니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그들은 중국의 빈곤한 농민들이 그들을 위해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다.
TV앞에서 경기를 관람한 중국인들도 이번 올림픽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사치스러운 이번 올림픽을 통해 중국이 실력을 과시했으며 100년 동안 ‘동아병부(東亞病夫)’라는 이름을 가졌던 민족적 치욕을 씻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중국이 이제는 각국이 존경하는 대국이 됐다고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무리 화려한 파티라도 끝날 때가 있다. 파티가 끝나자 극도로 흥분했던 중국인들의 기분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졌으며, 올림픽을 피해 베이징을 떠났던 사람들이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등 모든 것이 원상 복귀됐다. 흥분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 중국인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만져보며 경제적인 득실을 따져볼 때가 됐다.
중국인들이 크게 쏜 이번 파티의 비용은 애틀랜타, 시드니, 아테네 3차례 올림픽의 투자비용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때문에 적자를 낼 것은 뻔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그리 큰 일이 아니다. 국민들은 정부의 장부를 따질 권리가 없기에 밑지면 그만이다. 또 일부 의식 있는 사람들이 정부에게 정치적 책임을 따지고 있지만 모든 것을 지배하는 정부를 이길 사람이 있겠는가?
올림픽과 정치가 분리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건 서양인들을 공격하기 위한 말이고, 중국인들은 누구나 올림픽이 가장 큰 정치라는 것을 알고 있다. 기왕 이렇다면 또 무슨 정치적 책임이고 아니고를 따질 것이 있겠는가? 세계적인 대국이 그렇게 하는 것이 너무 소심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비록 국민들이 정부를 대신해 장부를 계산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따져보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 수 개월과 올림픽 기간 중, 사람들이 정신없는 틈에 증시가 정신없이 하락했다. 또 폐업한 기업과 노동자의 실업률이 정신없이 늘어났다. 생필품 물가지수는 정부의 통제 범위내에 있긴 했지만 공업 원자재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물가를 통제하면서 지난 80년대 이래 시작된 중국의 시장화 개혁이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정부가 물가를 통제하는 품목이 갈수록 많아지고 재정 보조금 비율도 갈수록 높아졌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양쯔강 삼각주와 주장(珠江) 삼각주에서 떠나는 행렬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국내 공상기업이 줄줄이 도산하고 기업가들의 빚더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 지도자들도 갈수록 힘들어지는 경제문제 때문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경제학자들과 빈번하게 만나 인플레이션 방지에 고심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경제둔화 대책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후진타오 총서기는 올림픽 이후 첫 해외 방문에서부터 중국 경제에 문제가 많다고 시인했으며, 경제를 담당한 부총리 4명은 국내 각지 순방에 나섰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수일 동안 연속 제1면에 경제관련 논평과 경제 분석 기사를 실어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려 애썼다. 그러나 취업문제 및 재정 곤란 협공을 받고 있는 지방 정부들은 중앙의 경제정책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처럼 올림픽 기간의 흥분은 잠시 중국이 직면한 경제적 문제를 잊게 만들었지만 이는 자신을 속이는 것에 불과하다. 문제는 소실되기는커녕 갈수록 커져만 갔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대가도 갈수록 커졌다.
사실 현재 중국이 직면한 어려움은 올림픽을 핑계로 책임감 없이 장기간 문제를 회피하고 해결을 지연한 결과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 정부는 핑계가 없게 됐고 중국은 그 동안 일장춘몽에서 깨어나 1989년 이래 가장 심각한 시련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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