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공 당국이 국조(國鳥) 선정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네티즌들이 참새를 국조로 선택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임업국은 지난 2004년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 및 20여 개 언론사와 연합해 두루미를 국조로 선발한 바 있지만 ‘일본학(Grus japonensis)’이라는 학명 때문에 반대 여론에 부딪혀 지금까지 결정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지난 3월 두루미를 국조로 최종 결정하자는 제안이 다시 나오자 국가임업국은 지난 달 23일, 관련 사안을 국무원에 제출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 소식이 인터넷에 전해지자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또 다시 반대 여론이 일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의 국조 선정은 또 다시 미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중국 최대 인터넷 토론방인 ‘톈야(天涯)’에서 네티즌들이 10가지 종류의 새를 상대로 자체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참새가 35.8%의 득표율을 얻어 1위에 올랐으며, 두루미는 8.6%에 그쳤습니다.
참새 예찬론자들은 ‘소박하고 생활력이 강해 중국 서민들과 비슷하다’, ‘중국인의 정신을 대표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론이 국가 정책이나 결정에 사실상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중국에서 네티즌들의 이 같은 선택은 당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블로그중국’ 사이트에는 7일, ‘참새가 서민을 대표하는 새라면, 정부를 대표하는 새는 까마귀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글이 발표돼 최고의 인기를 누리면서 전문가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했습니다.
국조를 둘러싼 논란은 또 중국공산당의 황당했던 과거를 다시 들춰내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955년, 마오쩌둥은 참새가 곡식을 먹어치우고 있다는 농민들의 제보를 받고 참새를 쥐, 모기, 파리와 함께 ‘4해(四害)’로 지정, 전국적인 박멸 운동을 벌일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듬해부터 중국의 생물학자와 조류학자들은 “참새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농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유익한 새”라고 하면서 박멸 운동을 중지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마오쩌둥은 학자들의 주장을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더욱 많은 많은 학자들이 참새를 위해 용감하게 나섰으며 1959년 11월에는 중국 과학원 당서기 장진푸(張勁夫)까지 마오쩌둥에게 서면 보고서를 제출, 과학자들을 대표해 참새가 해로운 새가 아님을 설명했습니다. 그리하여 중국 참새들은 그 이듬해인 1960년 3월에야 불행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김경아였습니다.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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