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공개한 중국 및 북한 관련 미 국무부 외교 전문(電文)을 둘러싸고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중국 입장이 변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 및 중국 전문가들은 ‘대담한 예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脣亡齒寒)’ 는 말은 그동안 중국과 북한의 긴밀한 관계를 나타낸 말로 쓰였지만,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전문을 바탕으로 중국이 실제로는 북한을 저버릴 것이라는 추측이 주목을 끌고 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올해 2월 17일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외교통상부 2차관 재직 당시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중국의 고위 관리 2명이 사석에서 ‘한반도는 한국 주도로 통일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천 수석은 또 ‘한국이 중국에 대해 적대적이지 않는 한, 중국 공산당은 한국의 통일을 방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중국은 한미일과 전략적, 경제적 이해 관계를 고려해 군사적 개입은 하지 않는다’고 스티븐스 대사에게 말해
일반적인 이해와 상반되는 예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전문에서, 천 수석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도는 아니다. 중국이 경제적 영향력을 이용해 북한의 정책 변화에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국제 사회가 기대하고 있지만, 베이징은 이런 의도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 콜럼비아대 동아시아연구소 뤼샤오보(呂曉波) 소장은 BBC 중문판에 기고한 논평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측 밖이라 주목을 끄는 발언’라고 전제한 뒤, 중국 관리가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기대하고 있다는 데 대해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째 중국 관리의 발언 배경이 확실치 않은 일종의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해도 수상하지 않다. 둘째, 이러한 관점은 중국 고위층에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중국의 공식 정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에 폭로된 것처럼 중국이 북한을 저버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BBC 베이징 주재 기자는 많은 중국 전문가들이 이 같은 판단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사에서 ‘분석가들은 중국 당국이 북한을 버린다는 생각은 믿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폭로된 전문으로 밝혀진 것은, 각국 외교관이 북한 내부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진실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한정된 정보로 추측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은 매우 잘못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대사관에서 발신된 전문에 따르면, 2009년 4월 당시 허야페이(何亞非) 중국 외교부부장은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장관과의 대화에서 ‘우리는 그들(북한)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이웃나라’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재 타임지 기자는 이 발언들은 재미있지만, 북한과 중국 문제 전문가들에게는 새로운 뉴스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문들은 단지 미 국무부 문서에 지나지 않고, 정보 문서도 아니며 가장 민감한 미국 정부의 사정도 들어 있지 않다. 그 내용도 산발적인 담화와 북한 김씨 정권의 종말에 대한 대담한 예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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