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에 유통되고 있는 쌀의 약 10%가 카드뮴에 오염된 쌀이라고 중국 ‘신세기주간(新世紀週刊)’이 2월 14일자 판에서 보도했습니다.
카드뮴은 자연계 광물에 존재하는 중금속의 일종으로, 인체에 흡수되면 수년후에 ‘골통(骨痛)’ 이나 ’골연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해지면 ‘이따이이따이병’에 이릅니다.
중국 광시성 좡족 자치구 구이린(桂林)시 쓰더(思的)마을은 논의 수원이 되고 있는 쓰더강 상류에 납과 아연 채굴광이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 채굴이 시작되었지만, 카드뮴을 포함한 폐수가 그대로 쓰더강으로 흘러가 관개 용수로 논에 유입됐습니다. 1986년에 조사된 바에 따르면 당시 이 마을 토양의 카드뮴 함유량은 기준치의 26배인 7.79 mg/kg에 달했습니다. 이 마을에서 수확된 벼 중에서 올벼에는 기준치의 3배인 0.6 mg/kg, 늦벼에는 기준치의 5배를 넘는 1.005 mg/kg의 카드뮴이 함유됐습니다.
전문가는 토양이 한 번 카드뮴에 오염되면 생산되는 농작물에 포함된 카드뮴량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감소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이 마을 주민 수십명은 뼈가 약해져 정상적으로 걸을 수 없으며, 요통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곡물 시장화가 시작된 2004년 이전에도 중국 정부는 이 마을의 쌀이 ‘독이 있다’는 이유로 수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그 ‘독’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어떠한 피해가 초래될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채, 수 십년 동안 ‘독쌀’을 계속 먹어왔습니다.
후난성 주저우(株洲)시 신마(新馬)마을에서는 2006년에 카드뮴 중독으로 2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만성 중독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마을의 식수, 지하수 및 토양에 대해 조사한 결과 토양의 중금속 함유량이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신마마을에서 생산된 쌀의 카드뮴 함유량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난징 농업대학의 판건싱(潘根興) 교수는 2년 후인 2008년에 조사를 통해 이 마을의 쌀에 기준치의 2. 5배에 해당하는 0.53 mg/kg의 카드뮴이 포함되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판 교수는 같은 해 광둥성 따바오산(大宝山) 지역, 후난성 천저우(郴州) 지역, 장시성 따이위(大余) 지역 등의 쌀에 대해서도 샘플링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이들 지역에서 생산된 쌀도 모두 카드뮴에 오염됐고 그 양도 기준치의 2배에서 5배인 0.4~1.0 mg/kg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들 성 지역에 유통되고 있는 쌀에 대해 63회 임의조사를 한 결과 60% 이상이 카드뮴에 오염됐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2007년 판 교수는 중국 각지에서 시판되고 있는 91종의 쌀에 대해 샘플 조사를 했고, 그 결과 10%가 기준치를 초과한 카드뮴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02년 중국 농업부가 실시한 쌀 안전성 검사에서 나타난 카드뮴 함유량과 거의 일치한 결과입니다. 당시 검사 결과에 따르면, 시장에 유통되는 쌀의 28.4%가 납에 오염됐으며, 그 다음으로 10.3%가 카드뮴에 오염됐습니다.
한편 중국 과학원 천퉁빈(陳同斌) 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2억 헥타르의 중국 경지 면적 중 중금속에 오염된 경지는 1,200만 헥타르에 이르고, 그 중 카드뮴에 오염된 경지는 530만 헥타르에 달합니다.
이러한 토양 오염 정보는 벼농사를 짓는 농민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수천만명에 달하는 오염지역의 농민들이 최대 오염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또 중국에서는 오염된 토지에 대한 재배 규정이 거의 없어 쓰더마을과 같은 중증 오염 지역에서도 여전히 쌀농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산 쌀에 포함되는 오염물질은 카드뮴에 그치지 않습니다. 저장대학의 장쥔후이(張俊会)씨가 박사 논문 작성을 위해 2009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저장성 타이저우(台州)에 있는 7개 지역 토양은 카드뮴, 동, 아연 등에 의해 복합적으로 오염됐습니다. 또 중국 과학원 지리과학자원 연구소 리융화(李永華) 연구원이 2008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후난성 샹시에 있는 납 아연 광산 지구에서 생산되는 쌀은 납이나 비소에 의한 오염이 심각합니다.
식품의 연쇄 오염은 이미 장기간에 걸쳐 계속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급속한 공업화 과정에서 각지에서 진행된 광석 채굴은 화합물 형태로 안정적으로 존재하던 카드뮴, 비소, 수은 등 유해한 중금속을 자연에 풀어 놓은 꼴이 됐습니다. 이러한 중금속이 물이나 공기를 통해 중국의 광범위한 토지를 오염시켜 농작물에 함유돼 인체로 유입되게 됩니다.
중국의 농산물 안전성 문제에서 이전의 농약 오염 대신 이제는 중금속에 의한 오염이 가장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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