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은 지난 달 14일 유엔에 제출한 문서에서 난사군도(南沙群島)를 둘러싼 필리핀과의 영토 분쟁에 대해 처음으로 ‘침입’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필리핀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로써 양국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은 가운데 원자바오 총리는 돌연 27~30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습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 총리의 외유가 ‘경제협력’이라는 간단한 선물로 궁지에 몰린 남중국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4일 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RFI)은 해외 평론가의 견해를 들어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유지해 온 ‘다각 견제’의 국면이 무너져 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초조해진 중국정부가 이번 방문을 통해 경제협력 형태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아군으로 만들어, 양국 및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형성한 ‘난사이익동맹’을 내부로부터 와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경제관찰보(経済観察報)는 2일 칼럼니스트 왕샤오샤(王暁夏)의 논평을 통해 중국이 말레이지아와 인도네시아에 금은(金銀)을 투입해도 양국의 입장을 바꾸는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통해 주장하는 근본적인 이익은 필리핀과 같으며, 모두 중국과 영토권을 둘러싸고 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순망치한(唇亡歯寒)’의 관계, 즉, 근본적인 영토권을 잃으면 어떠한 경제협력도 의미가 없다는 논리를 양국도 잘 알고 있으며, 그 때문에 중국의 다방면에 걸친 노력은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습니다.
왕씨는 또 지금 중국에게 남중국해의 근본적인 이익은 영토나 자원에 그치지 않고, 주변 정세를 안정화시켜 경제발전을 위한 시간 벌기도 포함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단 중국과 주변국이 충돌할 경우, 즉시 말라카 해협 통과에 장애가 생겨 중국의 무역과 에너지를 지원하는 ‘남중국해 루트’가 위협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원 총리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의 ‘평화적 자세’를 알리는 동안, 양국의 언론과 인터넷에서는 중국의 첫 항공모함 바랴그호가 남중국해 정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습니다. 바랴그호가 시험운항 후 남중국해에 배치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어 남중국해 주변 국가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왕씨는 ‘이러한 상황에서 원 총리의 방문과 호소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라고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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