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충칭시 정부 관리와 18세 소녀의 정사(情事)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출돼 중국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동영상은 지금까지도 종종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번 동영상은 2007년에 촬영된 것으로, 동영상의 공개와 함께 당시 충칭시 서기였던 보시라이와 공안국장 왕리쥔의 연루여부도 수면에 떠올라 동영상 공개가 갖는 정치적 의미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유포된 동영상의 주인공은 충칭시 베이베이(北碚)구 서기 레이정푸(雷政富)로 5년 전 당시 18세 였던 자오훙샤(趙紅霞)라는 소녀와의 정사장면이 촬영됐습니다. 촬영자는 자오씨입니다. 관리들의 부정을 폭로하는 웹사이트 ‘인민감독망(人民監督網)’ 개설자 주루이펑(朱瑞峰)은 이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충칭시 공안국 내부자로부터 손에 넣었다’고 말했습니다.
주씨에 따르면 동영상은 처음부터 공갈협박을 목적으로 촬영됐습니다. 충칭의 한 부동산 개발업자가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고안해 낸 방법은 미모의 여성을 고용해 시의 간부에게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오씨도 고용된 1명입니다.
2007년에 촬영된 이 동영상은 2009년에야 ‘도움이 됐습니다.’ 그러나 공갈협박과 함께 개발업자의 요구가 쏟아지자 어쩔 수 없게 된 레이 당시 부서기는 상사였던 보시라이 서기에게 이 사실을 자백했습니다. 보시라이는 불상사를 일으킨 부하에 대한 처분을 보류하고 당시 왕리쥔 공안국장에게 수사를 지시해 이 개발업자와 자오씨를 구속했습니다. 자오씨는 1개월간 구류됐고 개발업자는 인감 위조로 1년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주씨는 ‘이때 왕리쥔의 수사팀은 그 외에도 다수의 정부 관리의 정사 동영상을 확보했다’고 말했습니다.
레이 서기는 다음 해인 2010년 베이베이구 부서기에서 서기로 승진했습니다.
프랑스 RFI 방송은 중국 재경(財経) 잡지의 양하이펑(楊海鵬) 기자의 말을 인용해 ‘이것이 보사리이가 지방세력을 나누는 방식이다’라고 지적하면서, 레이와 같이 현지 출신 관리에 대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경우는 불상사가 폭로되어도 공개하지 않고, 반대로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자신의 진영으로 끌어들이는 수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시라이의 왕국이었던 충칭시에서 봉인된 동영상이 지금 ‘지존’의 몰락으로, 공안국 내부자에 의해 공개됐습니다. 부정 폭로로 자주 차단되어온 인민감독망도 이번에는 ‘무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주씨는 ‘풍향이 바뀌었다’, ‘당 내부의 권력투쟁의 연장일지도 모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후진타오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단파 쑨정차이(孫政才)가 충칭시 서기로 취임하던 지난 23일 레이 서기에 대한 해임이 발표됐습니다.
쑨 서기는 이후 26일 ‘저속하고 문란한 풍기에 단호히 반대’, ‘지위를 이용하고 뇌물을 받아 편의를 도모하는 행위를 엄중 단속한다’고 발언했습니다.
RFI는 또 베이징의 멍젠주(孟建柱) 정법위 서기도 충칭시에 정예팀을 보내 쑨 서기의 부패박멸을 지원했다고 전했습니다. 정법위가 보시라이의 후원자 저우융캉의 아성이었기 때문에 쑨 서기의 부패박멸은 충칭시에 아직도 만연해 있는 보시라이 세력을 일소하는 방안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인민감독망의 주씨는 지난 21일 웨이보를 통해 동영상뿐만 아니라 ‘레이가 친족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 부정 증거도 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증거도 충칭시 당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씨는 또 ‘공안국 내부자’로부터 전달받은 동영상은 모두 6개이며, 레이 서기 외에 1명은 보시라이-왕리쥔 사건 이후 실각했고, 나머지 4명은 모두 현직 정, 부청급(厅级) 관리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오씨도 ‘이것은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더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은 아직 그대로다’, ‘그들 중 많은 사람을 알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검거에 협력할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정부 관리의 부패를 폭로하면 남는 이익이 없게 되므로 쑨 서기의 부패박멸은 보시라이 세력을 공격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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