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공안 당국은 지난 15일, 중국에 진출해 있는 영국 대형 제약업체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SK)이 의사와 정부 관계자 등에게 뇌물을 주고 불법으로 가격을 올려 받고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공안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글락소는 2007년 이후 30억위안 (약 5,480억원)을 700여 여행사와 기업에 송금하고, 영업 관계자는 현금과 여행권을 포함한 뇌물을 의사와 정부 관계자에게 제공해왔습니다.
이 같은 당국의 발표에 맞춰, 허베이성의 유력지 연조만보(燕趙晩報)는 16일 ‘의약품 업계의 뇌물은, 국가 레벨의 의료기관에서 시골 의원까지 존재해 깨끗한 곳은 거의 없다. (뇌물을) 거부하고 암묵적인 룰을 폭로하는 ‘극소수’의 의사는 이 업계에서 발을 붙이지 못한다’면서 뇌물 수수가 업계의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해외 기업들도 이 같은 업계 분위기를 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WSJ)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외국기업도 경쟁 상대가 되는 중국 기업을 벤치마킹해 마진과 무료 혹은 할인 여행 등을 의사와 정부 관계자에게 제공해 판매 루트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중국 잡지 재신(財新)은 해외의 ‘우등생’이 중국에 오면 ‘문제아’가 되는 것은 ‘현실에서 뇌물을 주지 않으면 시장을 얻을 수 없다. 정부와 병원, 의사의 지원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WSJ는 이어 의사와 정부 관계자에게 뇌물을 주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중국 당국은 더 강경한 태도로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3일, 제약회사 60개사를 대상으로 제조비용과 가격 책정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 대상인 60개사에는 일본과 미국, 영국 등 외국계 기업 6개사가 포함됩니다.
제약 업계 이외에도,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달 들어 분유 등 일부 품목에 대해 다농과 네슬레 등 해외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를 시작했고, 스위스 식품포장 업체인 테트라팩사에 대해서도 같은 시기에 독점 금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BC 방송은 12일, 일련의 외국 기업에 대한 단속은 “결코 우연한 것은 아니다”며, 중국 내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업계에 대한 불만을 ‘상당히 깨끗한 외국 기업’에 집중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경제전문가 장자둔(章家敦)은 글락소사의 뇌물 의혹을 발표한 중국 당국을 ‘거짓’이라고 비판하고, “중국 전체 거래 환경이 부패하고, 수십 년간 뇌물이 횡행하고 있었다. 단지, 분유업계나 의약품 업계 등에서, ‘외국 기업을 훨씬 더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당국은 이들 외국기업에 칼을 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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