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롤러코스터 같은 중국 증시는 이미 아수라장이 됐다. 끝이 없는 주가 폭락에 투자가들은 비명을 지르고 시장 분석가들은 실물 경제에 대한 우려를 연일 토로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양심'이라고 불리는 우징롄(吳敬璉)교수는 2008년 중국의 증시는 내부자 거래, 허위 공시, 주가조작 등 불법의 온상이라고 밝혔다.
중국 증시는 거대한 도박장이자 투기장이다. 투자가들은 조금 오른다 싶으면 은행이나 전당포에서 돈을 빌려 투기에 뛰어든다.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이들 거래를 중국은 '장외배자(場外配資, 장외신용거래)'라고 하는데, 이번 폭등락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거래 형태다.
모두가 알다시피 도박은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려워, 죽음까지의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이 비극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또 중국 증시는 정부가 조종하는 '정책시(政策市)'다. 정상적인 시장의 주가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투자가들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미래 가치에 투자를 하고, 기업은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증시는 철저히 국가의 정책에 따라 움직인다. 즉 국가는 자금이 필요할 경우 비유통주를 풀어 증시 자금을 끌어들이는데, 그 때문에 주가는 폭락하게 된다.
중국이 1990년 증시를 설립한 목적은 '거래 시장'을 위해서가 아닌 국유기업 개혁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 국가가 갖고 있던 100% 지분 중 일부를 민간에 매각하기 위해 거래 시장을 개설해 그 해 11월 상하이에 주식시장이 등장했다.
중국 정부는 지금도 증시를 경제 운용의 한 도구로 보고 있다. 이번 폭등락도 침울한 실물경제를 부추기고,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을 격려하기 위해 국가가 조장한 것이다.
그 밖에 중국 증시는 경제상황과 주가 사이의 개연성이 없다. 보통 주식시장은 경제를 선행하는 특징을 갖는다. 하지만 중국 증시는 전혀 그렇지 않을 뿐 아니라 따로 노는 특성이 강하다.
중국 거시 경제가 가장 좋았던 시기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였지만 당시 상하이 주가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이것은 주가가 기업의 실적이 아닌 사기꾼과 투기꾼, 국가의 야합에 따라 결정됨을 반증하는 대표적 사례다.
최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6월 중순경부터 폭등을 시작해 당시 2000포인트던 상하이지수가 1년 후 5000포인트로 150%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 전반의 경제상황은 가장 최악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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