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북한에는 차관급..한국에는 부국장급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중국 정부가 차기 주한대사에 또 다시 부국장급 인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을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차기 주한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 닝푸쿠이(寧賦魁) 중국 외교부 북핵전담대사는 부국장급으로서, 상대국의 위상을 감안해 대사의 급을 정하는 관례로 볼 때 중국이 우리나라를 너무 수준 낮은 지역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중국은 모두 3명의 주한대사를 임명했지만 모두 부국장급이었다.
초대 대사였던 장팅옌(張庭延)은 외교부 아주국 부사장(부국장)을 역임했고, 2대인 우다웨이(武大偉) 현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주일대사관 공사였다.
3대인 현재의 리빈(李濱) 대사도 북한 주재 공사참사관을 하다가 대사로 왔다.
그러나 왕이(王毅) 주일 중국대사는 부임 전 외교부 부부장을 지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인해 현 김하중 주중대사가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하는 등 차관급 이상의 `중량급' 인사를 매번 주중대사로 보내는 우리나라와는 그 격에서 너무 차이가 많이 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중국 정부는 주북한 대사로도 차관급 이상을 보내고 있어 남북간 형평성 차원에서만 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중 수교 이후 주북 중국대사는 모두 4명으로 92년 당시의 차오종화이(喬宗淮) 대사는 중국 국영 통신사인 신화사 홍콩분사 부사장으로 외교부 출신은 아니지만 굳이 급을 따진다면 부부장급에 해당한다.
이후 현재의 우둥허(武東和) 대사를 포함한 3명은 임명 당시 부장조리(차관보)급으로, 우 대사는 현재 부부장(차관)급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4일 "예전부터 우리나라에 상대적으로 격이 낮은 대사가 부임하는 데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비판여론 등을 감안해 비공식으로 이런 불만을 중국측에 표출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은 문화혁명 이후 10여년간 인적공백이 생긴데다 수교 이전까지 한국 전문가가 별로 없어 한반도 전문가 풀이 협소한 게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어를 잘하는 전문가를 찾다보니 급이 낮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한국과 북한에 대한 외교는 비교가 안되는 것을 중국 정부도 잘 알고 있지만 북한에 고위급 인사가 대사로 임명되는 것은 당 차원에서 북한을 달래기 위한 배려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닝 대사는 9년전인 1996년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을 지낸 뒤 2000년 캄보디아 대사를 역임한 국장급 인사"라며 굳이 `부국장급'이라고 폄하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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