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원자바오 총리가 16일 전인대 폐막 직후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2시간 가까이 ‘다양한 질문’에 답변했다.
전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이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경계선을 벗어나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중공이 생각해낸 대책은 각 언론사 기자들의 질문 내용을 제출받아 미리 심사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총리 기자회견에서 어느 매체의 기자가 어떤 질문을 할 것이라는 것은 사전에 잘 배치해 놓은 연극에 불과했다. 이런 내막을 잘 알지 못하는 외신 기자들은 번마다 손을 들고 질문할 기회를 기다렸으나 무시당할 수밖에 없었다.
원자바오 총리의 기자회견뿐이 아니라 전인대 기간 열렸던 중공 고위층의 기자회견은 모두 ‘사전에 허락을 받아야 질문할 수 있다’는 똑같은 규제하에 진행됐다.
중공이 배후에서 지지하는 홍콩 봉황TV의 여 기자 우샤오리(吳小莉)가 양회에서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에게 질문을 한 뒤 크게 명성을 날리면서 해마다 한 번 있는 중공 총리 기자회견은 양회에서 꽤 주목받는 행사가 됐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사전에 질문을 허락받은 여 기자들은 카메라 세례를 받을 것을 예상하고 더 요란하게 꾸미고 나왔다.
기자들은 이를 두고 ‘중국 특색 있는 기자회견’이라 풍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용감한 외신기자들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규제를 무시하고 엉뚱한 문제로 원자바오 총리를 당황케 하기도 했다.
프랑스 ‘르몽드’지 기자는 중공 전 총서기 자오쯔양(趙子陽)과 대만의 민주주의와 관련된 질문을 했는데 이는 중공 당국이 현재 가장 기피하는 문제였다.
1989년 6.4천안문 민주화운동에서 학생들에 대한 유혈진압을 반대하다 축출된 자오 전 총리는 올해 사망 2주년을 맞았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중국인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중요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공은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원자바오는 진땀을 흘리며 답변에 나서 다행히 위기를 모면했으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한 중공 언론 보도에서는 이 부분 내용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올해 전인대는 과거와는 달리 외신 기자들이 개별적으로 전인대 대표들을 만나 취재할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언론규제 면에서 전보다 진보했다는 가상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원자바오의 기자회견은 중공의 허위적인 본질이 여전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을 뿐이었다.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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