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흑룡강성 부금(富錦)시 농민 4만 명이 지방정부가 환수한 농지 소유권을 탈환하겠다고 공개 선언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부금시 10개 진(鎮), 총 72개 마을(村) 농민들은 1994년 이후 개발 등 명목으로 정부가 헐값에 강제 매입한 토지가 총 10만 5천 ha에 이른다고 폭로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12월 초 민주적 방식으로 주민대표를 선출하여 조직적으로 토지 소유권 탈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를 파면하고 대신 민주 선거로 자치단체를 만들어 농민 권익을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지난 12월 11일, 부금시 농민대표 우장오(于長伍)씨는 "어디에 호소해도 효과가 없었다. 4만 농민을 대표해 국제사회에 알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행동은 정당하게 민주 인권을 요구할 뿐 정부에 대항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정부가 농민의 토지를 강제로 빼앗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지금 우리들이 벌이는 행동은 촌민위원회조직법(村民委員會組織法 : 농촌지역 간부를 주민의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제도) 등 법률과 법규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한 것은 장안진 동남강촌(長安鎮 東南崗村)농민들입니다. 지난 11월말 8명의 주민대표를 선출해 지자체를 구성하고 정부가 강제회수한 996ha의 농지를 되찾아 왔습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인근 마을 주민들도 같은 방법을 사용해 토지 탈환 대열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2월 2일 지방 정부가 관련 농민들을 체포한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우 씨는 부금시 정부가 지방 폭력단체들 배후를 조종해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농민 대표 왕계림(王桂林)은 "헌법이 국민에게 부여한 권리는 국민이 헌법을 수호하지 않으면 휴지조각이 된다. 이번 움직임은 농민이 인권을 되찾고 현 체제를 개혁해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적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왕 씨는 또 이같은 농민들의 움직임에 지방 정부는 다급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무원이 토지 횡령해 대지주로
향양천진 장춘령촌(向陽川鎮 長春嶺村)의 경우는 부금시 지방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장춘령촌은 주민 3천명이 4천ha의 농지를 경작하는 인근 최대 마을입니다. 본래 지역 개발을 빌미로 대부분 토지가 강제 매입됐지만, 사업이 흐지부지 된 후 매입된 토지가 고스란히 일부 정부 관리의 개인 소유지가 탈바꿈됐습니다.
부패 관리를 고발하는 민간사이트인 중국 여론감독망(中國輿論監督網 www.yuluncn.com)은 부금시 시위(市委) 부서기 갈기협(葛其侠)과 농업 부서기 곽복산(郭福山) 두 사람이 점유한 토지만 700ha 이상이라며 장춘령촌 토지를 점유한 정부 관계자 21명의 명단을 폭로했습니다. 현재 이 사이트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로 중국 반체제 언론들은 정부 기관의 폐쇄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토지를 잃은 농민들의 대응은 해당 기관에 항의하는데 그쳤으나 구타와 구속, 강 제노역 처분을 받는 등 폭정에 시달려왔다고 합니다. 동남강촌 주민들은 지난 2006년 말 300만 위안의 자금을 모아 북경의 변호사인 온영(温栄)에게 의뢰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각종 방해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부금시가 2억 위안을 들여 변호사 매수에 나섰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는 중입니다.
농민대표 왕 씨는 17차 전인대 기간 중 온 씨를 비롯 변호사단과 농민들이 중앙 부서에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오히려 부금시로 부터 갖은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정과 횡령을 일삼으면서도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는 정부 관료들에게 실망한 중국 농민들 사이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민주화와 인권을 얻어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SOH 국제방송 김경아 기자였습니다.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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