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원]
글/ 런바이밍(任百鳴.중화권 시사평론가)
2008년 1월 10일 이후 중국 남부 대부분 지역에 지속적인 저온과 눈보라, 심한 추위가 몰아닥쳤다. 이번 재해의 심각한 상황은 과거 사스 폭발이나 98년 장강(長江) 대홍수에 못지않다. 매체에 보도된 몇몇 대도시의 심각한 상황 외에도 구이저우(貴州)성의 일부 외곽지역에서는 실제로 이미 전기와 물 공급이 끊어진 지 20여일이 지났고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하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고통이 어떨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영화 ‘나는 전설이다’ 재난장면에 나오는 세계종말의 절망적인 상황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공은 재난을 구제하고 응급조치를 취하는 방면에 있어서도 전형적인 특색을 드러냈다. 즉 중공 내부의 각 세력이 모두 천재(天災)를 이용해 정적을 비웃고 있다.
그중 한 가지 현상은 바로 중앙의 고관들은 마음이 타들어가고 마치 바늘방석에 앉은 듯하지만 지방의 일부 관리들은 느긋하며 마치 한가로이 정원을 거니는 듯하다. 자기 집 눈앞은 쓸어도 남의 기와 위에 서리는 상관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많은 지역에서는 한가하게 인민대표대회를 끝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이 돌아갈 길이 막혀버렸다.
이런 큰 재앙에 대해 중국 국무원의 화력발전 담당부서와 재해구조센터는 20여일이 지난 후인 2월 2일에야 제1호 공고를 발표해 관련 성시(省市)에 제설작업과 얼음제거 작업을 잘하고 도로 통행을 보장하는 작업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통해 보더라도 중공이 위아래로 얼마나 혼란한 상태인지 알 수 있다. 중공은 내부 투쟁에 바빠 각 지역 제후들(각 지역 당서기)의 재해구호 조치는 완만하면서도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두 번째로 희한한 현상은 바로 군대의 동원이 아주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몇 년 전 사스가 폭발할 때나 장강 홍수 때는 모두 대량의 병력을 즉각 출동시켰지만 이번에 원자바오 총리가 후난(湖南)성을 시찰할 때는 나서서 돕는 군부 인사가 없었다. 50년만의 큰 폭설임에도 민간의 장비만 동원해 제설작업을 하자니 그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2월 1일에야 신화망(新華網)에 후진타오 주석이 군대에 ‘중요지시’를 발표했지만 이는 도리어 사람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지시에서는 “각 유관 부대는 재해지역에서 재해를 방지하고 구호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을 요구”한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소위 군사위원회 위원장이란 인물이 발동한 것이 군사명령이 아니라 지지부진하게 움직이지 않는 군부에 요구하고 간청하면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 셈이다.
우리는 여기서 장쩌민 일파가 통제하는 군부가 고의적으로 시일을 끌면서 후진타오, 원자바오에게 큰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들에게 있어 폭설이란 재앙은 오히려 정적을 공격할 절호의 기회에 불과할 뿐이다. 표면적으로는 더 이상 시일을 끌 수 없게 된 후에야 비로소 후진타오가 제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후진타오의 말에는 아무런 위엄도 없었고 군사위원회 주석이 군부에 무릎을 꿇고 애걸한 것이다. 군사적인 명령이 지시로 변했고 어투도 협상하는 말투였다.
예전에 장강 홍수 때 장쩌민은 30만 명의 군대를 동원해 군사적인 실권을 행사했었다. 때문에 장씨 일파는 자신들이 장악한 군부를 후진타오에게 양보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정치적인 협상을 거친 후 최근에 총참모부, 총정치부 연합으로 재해 상황에 대한 공작 지시를 발표했다. 표면적으로 후진타오, 원자바오에게 뒤늦게나마 추종의사를 표시한 셈이다.
눈앞에 큰 재난이 닥쳤음에도 중공 관방은 실질적인 구호에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사후에 보도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중공은 현재 재해 상황에 대한 보도 통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중공 관방매체들은 재해 상황에 대해 ‘정확’을 요구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정확’이란 말의 의미는 바로 중공 상부의 심사에 합격한 내용만 발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공이 아무리 감추고자 해도 이번의 큰 폭설은 이미 중국 사회생활의 각 방면에 영향을 끼쳤고 정부의 기능과 운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산시(山西)성의 작은 탄광은 막 폐쇄됐다가 다시 전력을 다해 석탄을 생산할 것을 요구받았다. 지금 에너지부족은 이미 중공정권이 표면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관건이 되었다.
이와 함께 사람들은 이번 한 가지 사실을 통해 중공 정권이 이미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임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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