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린바오화(林保華, 자유아시아방송 특약평론가)
[SOH] 쓰촨성 대지진이 발생한 지 이미 생존한계선인 72시간이 지났다. 진앙지가 산간 지대인 관계로 사상자가 1976년 탕산(唐山) 대지진보다는 훨씬 적게 발생했다. 하지만 구조작업이 늦어지면서 건물 잔해에 깔린 수많은 매몰자들이 그대로 죽어갔다.
원자바오 총리가 지진 발생 즉시 피해현장에 달려가 인명구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시했지만 기타 중공 지도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구조대는 반드시 평소에 구조 훈련이 잘 되어 있어야 하지만 중공 당국은 군인들을 동원했다. 중공군이 평소에 받은 훈련은 살인이지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구조활동은 더딜 수밖에 없었다.
특히 청두시의 전체 군인들은 몇 달 전까지 티베트인들을 학살하기 위해 수시로 출동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진앙지인 아바 티베트인자치주에 진입해 티베트인을 포함한 매몰자들을 구조해야 하니 그들의 머리가 어찌 갑자기 방향을 바꿀 수 있겠는가?
군인들의 행동은 매우 굼떴다. 원자바오 총리가 지진 발생 당일, 원촨현으로 가는 도로를 어떻게든 뚫어놓으라고 명령했지만 효력이 없었다. 헬기 부대와 낙하산 부대가 도착해야 하지만 날씨 탓을 하며 뒤늦게야 도착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전화를 팽개치며 “인민이 너희들을 먹여 살리고 있으니 알아서 하라!”며 화를 냈다는 기사도 많은 언론에 보도됐는데 알고 보니 굼뜬 군인들에게 한 말이었다. 원자바오가 군인들을 움직이지 못하자 군사위 부주석 궈보슝(郭伯雄)이 지진 발생 이튿날 쓰촨성에 들어갔다. 그제서야 피해지역에 첫날 1만 명에 불과하던 군인들을 10만 명으로 늘릴 수 있었다.
총리가 군인들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중공군은 당에 속하는 군대이며 원자바오는 중공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아무런 직무도 맡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한편, 군사위 주석인 후진타오는 지금까지 숨어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5월 13일, 부시 미 대통령이 위문 전화를 하자 후진타오는 황당하게도 티베트 일은 중국 내정에 속한다는 둥, 중국 인민들의 감정과 관련된다는 둥 이상한 답변만 늘어놨다.
중공의 비인간성은 대만을 포함한 외국 구조대의 지원을 거부한 데서 적나라하게 표현된다. 현재 중국이 가장 부족한, 경험 있는 대만과 일본의 지진구조대가 즉시 오겠다고 선언했지만 중공 당국은 이를 거부했다.
어이가 없었던 대만 구조대는 TV프로그램에 나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발을 구르는 사이, 쓰촨성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을까?
중공이 외국 구조대를 거부하는 이유는 첫째, 중공 군대의 느린 구조 활동과 비교되면 ‘인민군’ 이미지에 손상이 간다는 것이고 둘째는, 외국 정부의 성금을 많이 받을수록 탐관오리들이 손대기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명을 정말 중시한다면 구조대를 먼저 받아들이고 돈과 구호물품은 나중에 받는 것이 순서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대만은 구조팀이 중국에 진입하지 못하자 할 수 없이 20억 대만 달러를 중공 당국에 전달했다. 중공 관리들의 습성을 볼 때, 이 자금이 얼마나 이재민들 손에 전달될 지, 원자바오를 포함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탐관오리들로 놓고 말하면 국고의 돈을 꺼내기는 쉽지 않으나 성금으로 들어온 돈에 손대기는 아주 쉽다.
나는 중국 이재민들을 구제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생명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우선 구명활동을 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생필품과 의약품을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탐관오리들의 손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종교단체를 통해 이재민들에게 나눠줄 것을 제안한다.
최근 태풍 피해를 입어 십수만 명이 사망한 미얀마에서도 군사정부가 외국인 구조대의 진입을 막으며 돈과 구호품을 받아들였다. 양곤의 상인들은 영국 기자들에게, 10포대의 구호 물품이 있다면 4포대만 이재민들에게 전달되고 나머지는 탐관오리들의 손에 들어간다고 폭로했다.
또 양곤의 외국인들은 지방 관리들이 쌀과 과자를 포함한 구호물자를 전부 개인 호주머니로 챙기고 있다고 폭로했다. 미얀마 군사정부와 서로 ‘다정한 사이’인 중공 당국은 이들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전세계는 중국 이재민들을 위해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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