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하이산(張海山ㆍ중화권 시사평론가)
[SOH] 8월 8일,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후, 중국 네티즌들은 과장되고 속빈 ‘황후화’식 개막식이었다고 비난을 퍼붓는 동시에 당국이 극찬해왔던 올림픽 마스코트 ‘푸와(福娃)’가 개막식에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를 매우 궁금해 했다.
9일,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왕웨이(王偉) 부위원장은 기자의 질문에 장예모 감독의 지시에 따라 푸와를 개막식에서 빼버렸다고 하면서 아마 장 감독이 보여줄 것이 너무 많아서 그랬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왕 부위원장은 또 “우리는 푸와가 중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개막식에 푸와가 등장하지 않았다고 푸와가 사랑받지 않는다고 오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왕 부위원장의 해명은 베이징올림픽조직위와 장예모 감독의 푸와에 대한 애착심이 조금은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는 그동안 1만 개가 넘는 마스코트 샘플에서 고르고 또 고르면서 많은 심혈을 기울인 끝에 푸와를 최종 선택했다. 이 마스코트를 통해 3억 달러 이상의 이윤을 내려 했던 조직위로 놓고 말하면 이미 거액의 광고 기회를 놓친 것이나 다름없다.
마스코트 뿐만이 아니다. 베이징 올림픽 로고도 개막식에서 밀려났다. 이는 장예모 감독이 올림픽조직위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으며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일부에서는 장예모가 장쩌민의 어용 예술가라는 소문도 있다.
개막일 날, 푸와는 경기장 안에만 들어갈 수 없었을 뿐이지 실종된 건 아니었다. 푸와는 경기장 밖에서 경기장 각 입구에서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면서 관중들을 맞이하는 등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개막식이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장예모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유독 푸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베이징 올림픽조직위가 푸와가 개막식에 등장하지 않은 책임을 전부 장예모 감독에게 떠밀었지만 장예모는 어떠한 합리적인 해석도 하지 못했다.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TV를 보면서 푸와의 등장을 기다렸는지 아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런 장예모 감독을 위해 변명했던 것일까, 9일 광저우(廣州)일보는 ‘상업적인 마스코트가 공식적인 개막식을 침범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고, “지금까지 어떠한 올림픽 개막식에도 마스코트가 나타난 적이 없다”는 황당한 기사를 내보냈다.
사실 장예모 감독이 푸와를 개막식에서 밀어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장예모가 역술에 능한 점쟁이를 찾아갔는데 개막식에 절대 푸와를 입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들었다고 한다. 개막식 날 비가 올까봐 걱정하고 있는 장예모에게 있어서 이런 경고는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지 않을 수 없었다. 푸와가 이미 저주의 대명사로 되었기 때문이다.
‘푸와’는 그 출처부터 심상치 않았다. ‘푸와’를 디자인한 칭화대 우관잉(吳冠英) 교수는 처음에 중국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5행 학설과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을 서로 연결시키기로 하고 마스코트의 얼굴을 찾기 시작했다.
나중에 그는 중국 시안(西安) 신석기 문화유적지에서 순장품으로 발견된 도자기 그릇에 새겨진 ‘인면어(人面魚)’를 다섯 개 마스코트의 얼굴로 정하고 ‘시와(喜娃)’라는 이름을 붙여 출품했다.
당시 베이징올림픽 조직위는 순장품에서 따온 이 마스코트가 불길했지만 다른 독창적인 작품이 없자 복덩이라는 의미의 ‘푸와(福娃)’로 이름으로 고쳐 발표했다.
2008년이 시작되자 중국에서는 심상치 않은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재앙은 묘하게도 올림픽 마스코트와 맞아 떨어졌다. 물고기 푸와가 폭설과 대홍수를, 연 모양의 제비 푸와는 ‘연의 도시’ 산둥성 웨이팡(濰坊)시의 대형 열차사고를, 티베트 영양 푸와가 티베트 유혈 사태를, 올림픽 횃불 푸와가 올림픽 횃불 수모를, 쓰촨성의 상징인 팬더 푸와가 쓰촨 대지진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자 누구보다도 미신을 믿던 중공 당국은 당황해했다. 올림픽 마스코트가 행운을 불러오기는커녕 재앙을 불러오자 당국은 마스코트 마케팅에 열정이 식었고 푸와에 손을 대기 싫어졌다. 그러고 보면 마스코트가 올림픽 개막식에 입장하지 못한 것은 장예모 감독의 뜻만은 아닌 것 같다.
이번 개막식은 ‘저주의 상징’ 푸와가 중공 당국에 의해 철저히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셈이었다.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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