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새학기 개학일인 9월 1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쓰촨 대지진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베이촨(北川) 중학교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원 총리에게
학교부실공사 문제를 호소하려던 희생자 학부모들은 경찰에 의해 접근이 차단됐습니다.
지난 5월 12일 대지진 당시 베이촨 중학교 5층 건물은 힘없이 무너지면서 교사와
학생 1,500명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당국은 부실공사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어 학부모들의 원성은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이날도 200여 명에 달하는 학부모들이 원 총리 일행이 지날 예정인 도로변에서
원 총리에게 이 문제를 호소할 예정이었지만 당국은 경찰 수십 명을 동원해 이들을
구석으로 몰고 갔습니다. 학부모들은 결국 총리 일행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날 행동에 동참했던 린(林)모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성) “총리를 만나 학교부실 공사문제 조사를 요청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죽었는데 억울함을 호소할 데가 없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우리를 도로변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총리의 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말을 걸지 못했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경찰은 심지어 학부모들이 현수막도 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다른 한 학부모인
웨이(魏) 모 씨는 이렇게 전했습니다.
(음성)“100여 명이 넘는 학부모들이 총리의 차를 세우려
했지만 경찰이 너무 많았습니다. 수십 명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아이를
위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현수막 같은 것들을 꺼내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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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촨에 도착한 원자바오 일행(남방도시보)
학부모들은 또 아이들의 보험금 지급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원촨(汶川),
몐주(綿竹), 두장옌(都江堰) 등 지역에서는 희생된 학생들에게 2만 위안의 배상금을
지급했지만 같은 보험금을 낸 베이촨에서는 4천에서 8천 위안만 지급했다고 합니다.
학부모들은 이런 차이가 지방 간부들의 부패 및 언론의 낮은 관심도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밖에 학부모들은 최근 보험회사 앞에서 경찰이 학부모들을 취재하던 홍콩 기자를
연행하려 했지만 학부모들이 이들을 보호해 현장을 떠나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난 5월 12일 이래, 베이촨 학부모들의 시위와 청원이 계속되면서
당국은 희생자 학생 한명 당 보조금 형식으로 6만 위안을 지급했지만 아이를 잃은
학부모들의 고통을 달래주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개학이 되면서 그들의 마음은 더
무거워졌습니다. 린 씨는 이렇게 그의 심정을 전합니다.
(음성) “괴롭지요. 지진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
가는 모습을 보면 죽은 아이가 더 생각납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김경아였습니다.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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