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리톈샤오(李天笑ㆍ미 콜롬비아대학 정치학 박사)
[SOH] 북한 문제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는 공개된 비밀이다. 첫째, 북한을 부축하고 보호하는 배후가 중공이라는 점. 둘째, 북한의 위험한 게임의 최대 수혜자가 중공이라는 점. 셋째, 북한의 뒤에 버티고 서서 미국을 견제하고 있는 세력이 중공이라는 점.
6자회담만 봐도 그렇다. 죽도 밥도 아닌 6자회담이 장기간 지속됐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6자회담은 중공이 미국을 협박해 인권문제에 양보를 얻어내는 카드로 이용되었다. 때문에 북한이 6자회담이 열리고 있는 동안, 핵무기를 만들어 내고 터뜨리기까지 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졌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두 가지 관건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즉 북한에 수혈하고 있는 중공이 핵문제에서 북한과 거리를 두고 있는 이유와, 지금까지 유엔의 북한 제재에 제동을 걸어온 중공이 이번에 이례적으로 제재에 동참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첫 번째 의문에 대해서는 최근 발표한 글에서 분석한 바 있다. 이번에는 두 번째 의문에 대해 분석해 보겠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6월 12일, 1874호 결의안을 채택해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키로 회원국들과 합의했다. 이 결의안은 무기금수, 화물검색, 자금동결 등 방면에서 지난 2006년 채택된 1718호에 비해 훨씬 강력해지고 구체화됐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쳐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것에 그쳐, 이 두 국가가 제재 결의를 실제로 이행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북한은 이점을 은폐하기 위해 1만인 규탄 집회를 가진데 이어 수천배의 보복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화난 척 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막을 조금만 안다면 중공이 쇼를 하고 있을 뿐 북한을 처벌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중공의 태도가 과거와 좀 달라진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건 또 다른 목적이 있어서이다.
우선, 중공은 북한을 도와 핵무기를 발전시킨 혐의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중공은 오래전부터 북한에 핵기술을 전수하고 기술자를 배양해 줬으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자금을 대줬다.
그렇지만 중공은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를 갖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과정이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했다. 그런데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갖게 되면서 중공은 서둘러 국제사회의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고지를 차지해 의심을 여지를 없앨 수밖에 없었다.
중공이 북한 제재에 동참한 두 번 째 이유는 북한이 핵을 보유한데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중공이 북한의 핵무기가 중국에 던져질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국경지대 인민이 피해 입는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인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중시한 적이 없다.
중공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의 자극을 받은 일본과 한국이 핵무기를 발전시키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이 핵무기 개발에 착수한다면 짧은 시일 안에 핵보유국이 될 수 있으며, 미국의 핵무기가 다시 한국에 배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공을 잘 알고 있는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중국이 행동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말은 맞았다. 중공이 북한 제재에 동참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점 때문이었다.
중공이 북한 제재에 동참한 세번째 이유는, 김정일이 선정한 후계자 김정운의 기를 꺾어놓기 위해서였다. 김정일의 3남 김정운은 중공이 원하는 인물이 아니다. 중공은 자신들과 가까운 김정남이 김정일의 후계자가 되길 바랐다. 최근 중공이 김정남에 대한 북한의 암살을 막아줬다는 소문이 나돌았는데 바로 이 때문이다.
중공은 김정일 이후의 북한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김정운에게 본때를 좀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정운은 유엔 제재가 통과되기 전날 비밀리에 베이징을 방문했지만 중공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중공은 김정운에게 ‘형님’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만이 양국이 ‘형제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주려 했다.
독재정권이 자나 깨나 생각하는 것은 정권 유지문제이다. 오늘날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소련과 중국 관계의 초기 때처럼 상호 이익이 있을 뿐만 아니라 통제와 반통제의 갈등이 동반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중에 중공은 핵무기 개발로 인해 소련으로부터 얼마간 자유롭게 되었다. 때문에 중공은 당연히 핵무기를 가진 김정운이 중공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네 번째 이유는 심화되는 중국 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국제정세를 살펴보면 중공이 국내에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를 선동할만한 사건이 크게 줄었다. 마잉주 총통의 친중공 노선으로 대만과의 긴장 관계가 크게 완화되었고, 프랑스와 갈등이 고조됐던 시기도 이미 지나갔으며, 러시아와도 석유와 무기 때문에 빌붙고 있고, 경제위기 때문에 미국과도 협력 모드로 나아가고 있다.
때문에 북한은 거의 유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카드가 되었다. 이번에도 천안문사건 20주년 기념일 전야에 핵을 터뜨려 사람들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는데 성공했으며, 미국을 곤란하게 만든 뒤 제재에 동참하는 쇼까지 벌이면서 중공은 일거다득의 효과를 거뒀다.
마지막으로, 중공이 북한 제재에 동참한 것은 정말 북한을 궁지에 빠뜨려는 것이 아니다. 중공은 유엔의 모든 회원국이 북한 제재에 나서도 아무소용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압록강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중국의 물자가 끊이지 않는 이상 아무리 강력한 유엔 제재도 공문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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