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중국 정부가 주변국들에 대해 오만과 대국주의의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자아비판적인 충고를 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11일 우젠민(吳建民) 전 외교학원 원장 명의의 기고문을 인용해 덩샤오핑(鄧小平)의 유지인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남중국해 도서와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등지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일본·필리핀·베트남 등 주변국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고조된 내부 민족주의 정서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민일보는 "중국의 부상은 국제사회의 기득권 구조를 깨는 것인 만큼 다른 나라가 불쾌할 수밖에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 공산당에 대한 편견도 아주 깊다"면서 "발끈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중국의 굴기(崛起·우뚝 일어섬)에 더 큰 곤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충고했습니다.
또 '중국이 G2가 된 지금 더 이상 숨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 '졸부의 심리'라고 비판하면서, "지금은 횡포를 부리면서 도처에 적을 만들 때가 아니라 겸손하고 신중한 자세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추구해야 하는 시기"라고 주장했습니다.
보도는 이어 "중국은 세계무대에서 중국뿐 아니라 세계의 이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고, 조국뿐 아니라 전 인류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대국주의에 빠져 소국이나 약국, 빈국을 업신여기는 일체의 발언이나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사회 일각에서는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30여년 간 도광양회 정책을 펼쳐 왔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부터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주변국들에 대해 강경 외교를 표방하는 '대국 굴기' 정책으로 각 국의 적지 않은 반발과 빈축을 사고 있다고 보고 앞으로의 국가 간 교류에서 이번 충고가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견해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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