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네티즌들의 유머는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백악관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이 중국 국가진정국이 됐고, 오바마 대통령은 진정국 주임이 됐습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국경을 넘은(越境) 진정’, ‘국경을 넘은 청원’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백악관 온라인 청원 플랫폼 ‘We the People’은 네티즌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청원사이트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탄압을 받고 있는 청원자들에게, 이 플랫폼은 정의를 추구하는 마지막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백악관을 국가 진정국, 오바마 대통령을 국가 진정국 주임으로 부르고, 신랑 웨이보에는 ‘오바마 주임’ 계정까지 개설됐습니다.
청원 내용은, 말장난부터 결사적인 것까지 다양합니다. ‘파병해 중국 인민을 개방하라’, ‘두부꽃(굳어지다 만 두부)에 끼얹는 소스의 표준을 간장양념으로 할 것인지, 꿀 양념으로 할 것으로 결정하자’, ‘쿤밍 PX(석유제품 파라크실렌) 프로젝트를 중단하라’ 등 오바마 정권에 강제로 ‘내정간섭’을 하게 하는 것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30일 이내에 10만명의 전자서명을 모으면, 미국 정부가 청원에 대응할 것이라고 이 사이트는 약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시작된 한 청원은 이미 이 선을 가볍게 넘어 불과 1주일만에 이미 14만명 이상의 서명을 모았습니다.
이 청원은 중국의 명문 칭화대 주링씨가 1994년 재학 중 중증 탈륨 중독에 빠졌던 19년전 일어난 미해결 사건에 관한 것입니다. 누군가 그녀에게 독을 축적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주씨의 룸메이트 쑨웨이씨가 용의자로 떠올랐지만, 증거부족을 이유로 석방됐습니다. 그의 석방 배경에는 그의 가족과 친척 중에 정부 고위관리가 있고, 특히 할아버지가 장쩌민 전 주석과 친밀한 관계였기 때문에 석방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문이 일었으나,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습니다.
봉인된 이 사건이 19년 후 갑자기 바다 넘어 ‘We the People’에 나타났습니다. 청원은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쑨씨에 대한 조사와 미국 추방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 청원은 지금,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고, 중국에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됐습니다.
We the People에 청원을 한 사람이 민간인을 가장한 정치 내부 관계자인지의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백악관 진정이 사건을 움직인 계기가 된 것은 확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법치 실현을 내건 시진핑 정권이지만, 당국의 부패와 당국에 의한 부당한 대우에 하소연하는 청원자에 대한 단속은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We the People 이외에도, 베이징 주재 해외 언론사와 미국 대사관도 청원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따르면, 자사를 포함한 베이징 주재 언론사들의 전화번호, 팩스번호를 판매하는 브로커까지 등장했고, 번호 1건당 1백위안(약 18,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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