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사정으로 올해 들어서도 ‘부패 호랑이’의 낙마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 서기, 거액의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
쑨정차이(孫政才·54) 전 충칭(重慶)시 당 서기가 2002년부터 15년 동안 이뤄진 거액의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쑨 전 서기는 한때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貴州)성 당서기와 함께 중국 차기 지도자 반열에 올랐지만 지난해 7월 중대 기율 위반 혐의로 돌연 낙마했다. 쑨 전 서기의 낙마 후 천 서기가 충칭시 당 서기로 발탁됐다.
25명의 정치국 위원이었던 쑨 전 서기는 지난해 9월 공직과 당적을 모두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받았다. 그는 한때 반당 쿠데타 기도 혐의를 받았으나 최종적으로는 뇌물수수 혐의로 결론이 났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언론과 홍콩 밍바오(明報) 등에 따르면, 최고인민검찰원은 전날 홈페이지에 ‘쑨 전 서기를 뇌물죄로 기소하고 톈진(天津)시 제1중급인민법원에 공소를 제기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표했다.
톈진시 인민검찰원 제1분원은 공소장에 “쑨정차이는 베이징(北京)시 순이(順義)구 서기와 베이징시 당 상무위원 및 비서장, 충칭시 서기 등 요직을 맡은 동안 직권을 남용했다”며,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취하게 하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해 형사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적시했다.
쑨 전 서기에게는 형사처벌 외에 시 주석이 규정한 친·인척 비리, 파벌 형성, 매관매직 등 ‘7가지 반부패 죄목(7종죄)’이 정치적으로 덧씌워져 ‘반부패 사범의 전형’이라는 정치적 사망 선고가 함께 내려졌다.
■ 루웨이(魯煒) 전 중앙선전부 부부장
지난 2013년부터 7억명 이상의 중국 인터넷 사용자를 통제하는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루웨이(魯煒·57) 전 중앙선전부 부부장이 비리 혐의로 공직과 당적을 모두 박탈당했다.
14일 중국 관영 언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사정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는 루 전 부부장에 대해 엄중한 기율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쌍개 처분을 내렸다. ‘엄중 기율 위반’은 통상적으로 부정부패 혐의를 뜻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중기위가 전날 공식 발표에서 “루 전 부부장이 폭압적이고 파렴치한 비리 행위를 저질렀고, 권력을 남용해 사익을 편취하고 개인 영달을 위한 익명의 거짓 제보뿐 아니라 공산당 최고 지도부를 기만한 극도의 불충 행위가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루 전 부부장은 1991년부터 20년간 신화통신 기자, 지사장, 부사장을 거쳐 2011년 3월부터 베이징시 선전부장을 지냈고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2013년 4월 국가인터넷판공실 주임으로 옮겼다.
그는 지난해 6월까지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을 지냈다. 7억명 이상의 중국 인터넷 사용자를 통제하는 등 중국의 악명 높은 인터넷 검열·통제 정책을 주도해 ‘중국의 인터넷 차르’로 불리며,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세계 100인의 지도자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차르’는 러시아 황제를 일컫던 말로, 현재 미국에서 특정 이슈에 관한 최고 조정관 혹은 최고 책임자를 뜻한다.
루 전 부부장은 2014년 우전(烏鎭) 세계인터넷대회의 실책 등을 지적받은 뒤 2016년 6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 자리에서 물러나 중앙선전부 부부장직만을 맡아왔으며, 지난해 11월부터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중기위의 이번 처분으로 그는 제19차 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쌍개 처분을 당한 첫 정부급(正部級·장관급) 고위직이 됐다.
■ 류창(劉强) 전 랴오닝성 부성장
부정부패 혐의로 반부패 조사를 받아온 류창(劉强) 전 랴오닝성 부성장이 공직과 당적을 모두 박탈당했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중앙(CC)TV 인터넷판인 앙시망(央視網)에 따르면, 류 전 부성장은 작년 11월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낙마해 조사를 받아 왔으며 최근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로부터 공직·당적을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받았다.
중기위는 류 전 부성장에 대해 정치기율과 정치규정을 심각히 위반했고 매관매직으로 기업·지방의 정치 생태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류 전 부성장은 작년 10월 제19차 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루웨이(魯煒) 중앙선전부 부부장에 이어 부정부패로 낙마한 2번째 성부급(省部級·장치관) 인사이다.
랴오닝성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현재까지 총 7명의 성부급 관리가 낙마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정치권에서는 시 주석이 정적인 보시라이(薄熙來) 전 랴오닝성 성장의 인맥을 제거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사진: AP/NEWSIS)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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