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계 반중 호주 작가 양헝쥔(楊恒均·53)이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정식 체포 및 기소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은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양 씨가 중국에서 스파이 혐의로 정식 체포된 것에 우려와 실망을 나타냈다.
페인 장관은 성명에서 “양 씨는 체포된 뒤 변호사나 가족과도 만나지 못하고 7개월 이상 기소 없이 혹독한 조건 속에 억류돼 있었다”며, 그가 처한 상태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페인 장관은 이어 “지금까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게 5차례나 양헝쥔의 구금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중국 측은 아무런 합당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양 씨가 정치적인 신념 때문에 기소된 것이라면 그를 석방하라고 강조했다.
양헝쥔은 중국 외교부, 하이난성 정부기관에서 근무했으며, 2000년 호주 국적을 취득한 후 미국, 호주 등에 거주하면서 SNS를 통해 중국 공산당 체제를 비판하고 민주주의 개혁을 주장하며 반중 활동을 해왔다.
그는 지난 1월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을 떠나 광저우 공항에 도착한 직후 공안에 체포된 뒤 가택 연금에 처했다가 지난 7월 베이징의 강제수용소로 이감됐다.
중국 정부는 이 기간 양 씨에 대해 변호사나 가족 접견권을 허용하지 않았고 주중 호주 대사관의 영사 관계자들만이 매달 30분씩 그를 방문할 수 있었다.
양 씨는 중국 외교부 소속 외교관 출신이지만 2002년 호주로 귀화한 뒤 중국의 민주화 개혁을 주장해 왔다. 2014년에는 "독재는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지만, 좋은 민주주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다"는 글을 남겨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양 씨의 변호사인 롭 스테리는 “양 씨가 민주화 운동가이자 블로거이며 학자라는 측면에서 그가 정치운동가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그 외에 어떤 혐의가 더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간첩 행위는 최소 3년의 징역형부터 최대 사형까지 받을 수 있어, 그가 재판을 받을 경우 장기간의 징역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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