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미얀마 내에서 반중 정서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이를 억제하기 위해 군부에 언론 통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쿠데타에 반대하고 민주화 시위를 적극 보도한 언론사 5곳이 강제 폐쇄됐다.
9일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바이톈(白天) 외교부 섭외안전사무국장 등 중국 고위 관료들 2월말 미얀마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이 같이 요구했다.
바이 사무국장은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미얀마 내 반중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여론 통제를 위해 군부가 언론에 압력을 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바이 사무국장은 향후 미얀마 언론이 중국에 대해 긍정적인 기사만을 작성하도록 감독할 것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얀마 군부는 전날 국영방송을 통해 “언론사 5곳의 출판허가를 취소하고 강제 폐쇄 조치를 취했다”며 “더 이상 방송이나 신문 발행, 기사 작성과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한 보도도 허락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폐쇄된 언론사는 현지 대표 독립언론인 ‘미얀마 나우’를 비롯해 미지마, 버마의 민주 소리(DVB), 키트티트 미디어, 7데이 뉴스 등이다.
경찰은 언론 장악 조치 직전, 미얀마 나우 편집국을 급습해 각종 취재 관련 문서와 컴퓨터 등을 압수하고 일부 기자들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미얀마 나우는 미얀마어와 영어로 민주화 시위를 실시간 전 세계로 타전한 언론사이다. 군경의 무력 진압을 무릅쓰고 취재하다 다친 소속 기자들도 여럿이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와 인권이사회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내정'(internal affair)이라고 간주하며 강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지만 중국은 이들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군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는 시민들이 항의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으며, 중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전개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구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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