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 중고폰, 국내 역수입 ‘충격’
2006/03/29 오전 11:47 | 아이티뉴스
차이나 유니콤 ‘정책변경’, 수출 길 막혀
케이스 교체등 신품 탈바꿈 PPS폰 활용
사용자 불익•유통질서 혼란등 피해 우려
아이티타임스 ITTN온라인 / 박영주 기자
중국으로 유입된 중고 휴대폰(이하 ‘중고폰’)이 다시 한국으로 역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단말기들은 버젓이 한국에서 프리페이드폰 등으로 판매되고 있어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중고폰 양산이 예상되는 현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말부터 국내 역수입되기 시작한 중고폰들이 현재 동종모델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일부 대리점 등을 통해 암암리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단말기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 또는 밀반입된 제품들로 현지에서는 이들 단말기 케이스를 교체, 신품인 양 국내에 들인다는 것.
특히 이들 역수입된 중고폰들은 전문가들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신품과 흡사해 사용자들은 A/S점을 방문해서야 이를 알 수 있는 실정이다.
♦어떻게 들어오나=국내에서 발생하는 중고폰 규모는 연 1000만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상당부분은 중국 등으로 수출(밀수 포함)되거나 폐기된다. 국내에 다시 들여오는 단말기들은 수출모델(혹은 폐기대상의 수출물량) 중 일부로 진원지는 중국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SK텔레콤향 800MHz 셀룰러로 모델만이 수출대상이며, 이 사업자 단말기 유통을 맡고 있는 SK네트웍스가 중고폰 전량을 해당업체에 위탁, 수출하거나 폐기하는 형태다.
이렇게 수출된 중고폰 일부는 짝퉁 케이스 또는 국내에서 불법 유출된 진품 케이스로 교체돼 국내 역수입된다. 현재 중국에서는 공공연하게 삼성 휴대폰 케이스를 팔고 있으며, 짝퉁이든 진품이든 상당한 물량이 홍콩을 포함, 중국에 퍼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홍콩 항만에는 아예 하우징만 들어있는 컨테이너가 있어 구매 의사를 밝히면 밀매하듯 거래가 이뤄진다”며 “이는 삼성이나 LG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삼성 ‘짝퉁’인 삼멍(SUMMUNG)폰 부스 옆에서 삼성 케이스를 파는 사례가 비일비재 하다”며 “이게 바로 중국”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국내 역수입된 중고폰은 일부 대리점에서 버젓이 판매된다. 상대적으로 저가에 제공되는 이들 단말기는 유통점 일부에서 ‘진열상품’으로 둔갑, 팔리는 것이다.
이렇게 팔린 역수입폰은 프리페이드폰으로 주로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번호가 매겨진 단말기 경우, 선불 사업자 요청에 따라 해당 이통사가 ‘잠긴’ 번호를 풀어주며, 일련번호가 없을 경우, 인터넷 등에서 거래되는 번호를 직접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현재 가장 많이 시중에 들여온 모델은 삼성전자 단말기(모델명: SCH-E170). 한 예로 정상가 10만원이라면 역수입폰은 그 반값인 5만원 수준에 팔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왜 역수입 되나?=이 같은 사례는 특히 중국내 중고폰 수요가 급감하면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중고폰 수출의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 수출이 거의 중단됐기 때문.
기존 중고폰의 중국내 수요는 차이나 유니콤이 이들 단말기도 개통을 받아줬기 때문. 중국 CDMA 이동전화 사업자인 차이나 유니콤이 가입자 확대를 위해 한국에서 들여온 중고폰이나 직수입된 단말기도 받아줬던 것. 정식 수입된 CDMA폰과는 달리 이들 중고폰들은 SIM카드 기능이 없다.
더불어 이때 중국내에서 중고폰을 조작, 새것으로 만들어 신품처럼 파는 사례가 증가, 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 경쟁사업자인 차이나 모바일. 이 회사는 “불법을 조장하고 있다”며 차이나 유니콤을 상대로 법정소송을 제기, 결국 유니콤이 패소했다.
이로 인해 기존 SIM카드 기능이 없는 중고폰들은 개통이 불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현재 중국에서는 개통이 가능한 기존 CDMA 번호(중국에선 이를 ‘호마(号碼)’라고 한다)가 높은 가격에 매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피해가 있나=일단 이 단말기를 구입한 소비자는 단말기 고장으로 A/S점을 방문하기까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해당업체가 자사 출고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리를 거부하기 때문. 사용자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구조다.
국부 유출은 이 경우 예상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점. 가령 국내에서 10달러에 중국에 수출된 중고폰이 개조돼 40달러에 팔리고 이 단말기가 역수입돼 60달러에 팔리는 경우가 그것이다.
단말기 유통의 혼탁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비정상적인 제품이 유통 채널에 본격 편입될 경우, 피해규모는 예상외로 커질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 지적이다.
[사진설명]중국 내에서 통용되는 국산폰 케이스들과 중국에서 역수입된 중고폰 본체(‘SCH-E170’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