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김은구 기자] MBC ‘주몽’에 뒤질 게 없는 드라마다. ‘주몽’과 비교해 단점도 있지만 분명한 장점도 있다. ‘하늘이시여’ 후속으로 오는 7월8일부터 방송될 SBS 대하사극 ‘연개소문’(극본 이환경/연출 이종한)을 두고 하는 말이다.
월, 화요일 방송되는 ‘주몽’은 3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현재 최고 인기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주말인 토, 일요일 방송될 ‘연개소문’과 맞대결을 벌일 상황은 아니지만 같은 고구려의 역사를 조명하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비교될 수 밖에 없다. 후발주자인 ‘연개소문’이 시청률에서 ‘주몽’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 경상북도 문경의 오픈세트에서 열린 ‘연개소문’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시사물은 이 드라마가 ‘주몽’에 결코 뒤질 게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날 시사물에서는 드라마 1~2회를 장식할 안시성전투 장면이 선보였다. 전투 장면은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연상케 할 만큼 사실적이었다. 칼이 번뜩일 때마다 허공에 흩뿌려지는 선혈이며, 성벽을 타고 오르는 적군을 향해 굴리는 불붙은 통나무, 성 공략을 위해 동원되는 투석기 등 전쟁 도구까지 모든 상황을 현실에 가깝게 연출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거기에 연개소문 역의 유동근과 당태종 이세민 역을 맡은 서인석의 무게감 있는 연기는 단연 1, 2회의 백미다. 특히 5자루의 검을 지니고 말 위에서 커다란 부월도를 휘두르는 연개소문의 모습은 청룡언월도를 든 ‘삼국지’의 관운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위엄이 느껴졌다. ‘주몽’의 주인공 주몽과는 분명 차별화된 모습이다. ‘주몽’에서 해모수 역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허준호와 비교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분위기였다.
여기에 ‘연개소문’은 방송시간대에서도 이점이 있다. 주말 오후 8시45분에 방송을 시작하는데 이 시간대에는 경쟁드라마가 없다. 더구나 전작인 ‘하늘이시여’가 30%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이를 이어받을 경우 첫회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하늘이시여’로 안방극장의 스타로 자리잡은 이태곤이 젊은 시절의 연개소문을 연기하는 것도 시청자들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연개소문’은 드라마의 주요 시청자인 주부들의 시선을 잡아끌 만한 사랑이 없다. 연개소문도 결혼을 하는 만큼 사랑을 하는 내용은 있지만 크게 부각되지는 않고, 정사(正史)를 바탕으로 영웅적인 면모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전형적인 ‘남자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주몽과 소서노의 관계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주몽’에 비해 분명 약점일 수밖에 없고, ‘연개소문’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날 시사물에서 극중 연개소문은 병사들에게 “이세민을 잡는 것이다. 알겠는가!”라고 외쳤다. 이세민은 당나라 태종으로 적군의 수뇌이니 집중적으로 노리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세민’이라는 이름이 ‘주몽’의 이름과 겹쳐 들리는 것은 왜일까? 7월8일 전쟁은 시작된다.
<사진제공=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