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코소보전쟁에 투입됐다 추락한 미국의 F117A ‘나이트호크’ 스텔스기(사진 왼쪽)와 중국이 최근 실전배치를 시작한 신예 젠 10 전투기(오른쪽). 중국은 젠 10기에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젠 14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가 극비리에 입수한 미국 기술인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일간지 태양보(太陽報)는 중국이 2015년쯤 취역 예정으로 개발중인 제4세대 전투기인 젠(殲) 14 스텔스 전투기가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참전한 미 공군 F117A 스텔스 전폭기 잔해를 입수해 연구한 결과라고 4일 보도했다.
중국은 코소보 전쟁(1999년 3월24일~6월10일. 유고 연방의 세르비아가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들에 대한 ‘인종청소’를 하는 데 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공습으로 시작한 전쟁) 당시 우방인 유고 연방을 통해 유고 방공부대가 격추시킨 나토 소속 미 공군 F117A 스텔스 전폭기 1대의 잔해를 입수, 기체 재료 분석 등 여러 해의 연구끝에 미 공군의 스텔스 기술을 완전 습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F117 스텔스 전폭기는 1인승 공격기로, 적의 레이더나 적외선 탐지장치에 잡히지 않고 적지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스텔스 성능을 고려해 설계된 세계 최초의 비행기다. 평면을 조합시킨 독특한 디자인의 검은색 편평한 기체 모양이 특징이다. 나이트호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전폭기는 1981년 처음 생산을 시작했고 길이 20.3m, 폭 13.2m, 높이 3.8m다.
당시 스텔스 전폭기가 격추되자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이 베오그라드 주재 대사관에 전폭기 추적 첨단 레이더를 배치해 관련 정보를 유고 방공부대에 넘겨준 것으로 보고 그해 5월7일 오폭이라는 핑계로 중국 대사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시 기자 등 중국인 3명이 숨졌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선양(瀋陽) 비행기 제작소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젠 14 스텔스 전투기는 실전배치를 시작한 최신예 젠 10 전투기를 기초로 하되, 레이더 망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과 초음속 순항 능력을 강화했다. 중량은 20t.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가 유럽에서 만들고 있는 토네이도 전투기나 프랑스 미라지 전투기보다는 성능이 뛰어나다고 보면서, 다만 미국이 최근 괌에 배치한 최신예 F22 전투기보다는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마카오 국제군사학회 황둥(黃東) 회장은 “중국이 젠 14 스텔스 전투기 연구를 시작한 것은 94년부터”라고 전하고 “96년 대만해협 위기로 러시아산 전투기를 긴급 구매하면서 스텔스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가 한때 지연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젠 14 전투기 프로젝트는 제10차 5개년계획(2001~2005년)의 국가 중대 안보 프로젝트로 채택됐고, 2004년 정식으로 프로젝트 추진 허가를 받았다.
황둥 회장은 젠 14 신형 스텔스 전투기는 초음속이며 기체에 탑재한 레이더는 원거리 목표를 맞출힐수 있고, 500m에 불과한 단거리 활주로를 이용해서 이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이 개발을 마무리한 최신예기 젠 10 전투기는 최근 윈난(雲南)성에서 실시된 군사훈련에서 모습을 공개하고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고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 문회보가 전했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 iphong@kyunghyang.com〉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