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녹색평론선집(녹색평론사 발행) 중 "유린되는 티베트" 전문
* 글쓴이: 데이빗 니콜슨-로드(David Nicholson-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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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에게 신왕(神王)이라는 칭호를 사용하면 껄껄 웃으며 그 칭호를 거절한다.첫째로 우리는 신(神)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하면서 그는 유쾌하게 웃는다.“신이 없으면 신의 왕이라는 것도 있을 수 없지요. 그리고 신을 받아들인다해도 신왕(神王)이라는 것은 심히 불쾌한 말입니다.”느슨하게 옮기면 그 이름이“지혜의 바다”라고 할 수 있는 달라이 라마는 최근에 자기의 장래에 관해 골똘히 생각하게 되었다. 격식차리기를 싫어하는 사람인 그에게 붙어있는 신화적 장식들은 역설처럼 보인다. 그는 아무“어려움 없이”붓다와의 정신적 유대를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로, 그는 그가 마지막 달라이 라마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달라이 라마라는 제도는 특정한 시기에 시작되었으니까 어느 시기엔가 끝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티베트 문화, 티베트 민족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작년에 티베트 망명집단들과의 접촉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 영국과 미국을 방문하고 ― 적어도 정치인들이 아닌 사람들에게서 ― 따뜻한 영접을 받았다. 그는 또 서방세계에서 불고에 대한 인식이 대부분 녹생운동의 덕분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불교에 대한 서양인들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그의 망명지인 인도의 다람살라에 돌아온 달라이 라마는 냉정한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950년 중국에 의해 점령된 이래 세계의 정부들은 ― 민중들과는 반대로 ― 티베트라는 나라가 일찍이 존재한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였다. 그런데 조만간 그것이 사실이 될지도 모른다.
중국사람들은 티베트의 천연자원을 뻔뻔스럽고 난폭하게 약탈하고 있는데, 여기에 비하면 쿠웨이트에 대한 이라크의 약탈은 거의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여행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빽빽한 숲들은 형편없이 벌거벗겨 지고, 벌목차량들이 끊임없이 줄을 잇고 있으며, 한때 야생생물로 가득 차있던 곳들이 텅비어 있다고 한다. 금과 석유와 석탄과 광물들이 파올려져서 트럭에 실려 나가고 완만한 풀밭들은 과도하게 방목되고 있으며 가파른 산기슭에도 쟁기질이 가해져 있다. 거기에 핵무기들이설치되어 왔고, 핵과 유독성 폐기물이 버려져 있다고 한다. 화학전 연습이 인민해방군에 의해서 수행되어 왔다.
증거는 많은 경우 일화적이다. 티베트는 서방세계에 거의 닫혀진 채로 있다. 이 모든 주장들은 중국측에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홍콩문제와 같은 서방의 관심사에 영향을 끼쳤다. 그리하여 서방세계는 전략적으로 눈을 감아버린 것이다. 달라이 라마의 방문이 있기 직전에 영국정부의 한 대변인은 일년동안의 티베트 여행중“아무런 생태학적 붕괴”를 목격하지 않았노라는 어느 미국인 인류학자의 말을 인용하였다. 그런데 이 미국인의 발언은 티베트 망명객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서구인들 사이에서는 믿지 못할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언론매체들도 역시 죄를 지어왔다. 미국의 한 지도적인 야생생물 사진작가인 갈렌 로웰은 전국 규모의 잡지들이 티베트의 생태적 파손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기를 어떻게 거부해 왔는가를 묘사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은 충분히“재미나는”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게다가 중국은 우리의 친구라는 이유로 번번히 퇴짜맞았다. 로웰은“가장 강력한 거절동기는 장차 언론이 취재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지나 않을까하는 두려움이지만, 이것은 실제로 이야기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편집자들은 비판적인 기사로 인하여 언젠가 그들의 기자들이 중국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당하지나 않을까 하고 겁내는 것이다. 이런 요인들은 티베트의 생태학적 유린에 대한 서방세계의 이상스러운 침묵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