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적 불일치
중국은 땅도 크고 사람도 많습니다. 각 지방마다 환경도 틀리고 사람도 틀리고 생각도 틀립니다. 워낙이 넓다보니 중앙 정부를 그닥 느낄수 없고, 심심하면 왕조가 바뀌니 충성심이 생길리 만무하죠. 지금 공산당이 유래없는 권력으로 통솔하기에 이나마 유지될뿐 결코 중국은 하나의 나라가 아닙니다. 하나라는 일체감이 없으니 당근과 채찍으로 구슬리지 않으면 분열은 순식간인게 여지껏 중국의 역사였고 이는 지금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구르, 티벳의 분리독립 움직임은 새삼스럽지도 않고, 운남의 묘족이나 조선족은 그럭저럭 체제에 순응한다지만 이들역시 중국에 완전히 복속되지 않고 있습니다. 발전이 이루어진 광동, 복건, 절강은 그 경제력으로 중앙 정부와 맞설수 있는 힘을 축척한지 오래인데다 타 지방에 대한 차별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지하 자원의 보고인 동북삼성은 자신들의 자원을 개발당하면서 혜택이 적기에 이에따른 불만과 소요가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죠.
* 경제의 허상
화려하기 그지없는 중국의 성장은 국영 기업의 막대한 적자, 이를 메꾸다 부실이 극에달한 은행, 도시화로 인한 빈부격차, 농민비율 저하로 인한 대규모 실업난민, 부정 부패로 인한 민심저하, 과잉 투자와 생산으로 인한 시장의 포화, 그리고 이 모든것을 수치 조작으로 왜곡한 통계와 선전의 결과입니다. 현 구조를 무너트리는건 단기적으로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못하기에 곪은 상태로 유지되지만, 언젠가 상처는 터질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 수준의 덩치에선 수출만으로 경제가 돌아갈수 없습니다. 각 지방의 고른 발전으로 내수 시장을 늘이는, 자생적 구조를 발전시키는 배려없이 그저 생산만 늘인 성장은 점차 한계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거대한 호텔과 빌딩은 텅텅비고 재고는 쌓이고 첨단 설비는 국비만 낭비한체 먼지를 날리고 있습니다. 이미 인도에 인건비 경쟁력이 따라 잡히고 있는 상황, 스스로의 기술력과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미래를 기약할수 없는 현실입니다.
* 공산당의 위기
아무리 부실한 산업 구조라도 돌아가고 있는 와중에는 어떻게든 유지될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하나가 무너지면 몰락은 시간 문제죠. IMF를 겪은 우리는 이것을 너무도 잘알고 있습니다. 개방과 개혁은 전체주의를 단순한 권위주의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이는 인민의 자율권, 선택권을 주는 것이며 공산당의 존재 의미를 상실시키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지만 소련이 너무 빠른 개혁으로 무너진 것을 두려워 합니다.
경제 성장을 이룬것은 중국 인민이고 공산당이 한것은 '간섭하지 않은 것' 뿐이죠. 상황이 이러니 공산당으로선 분열 위험에 히스테리성 과잉 반응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공산당으로 하여금 정권의 정당성 강조를 위한 대외적 행사를 만들게 합니다. 지금의 동북 공정과 같은 역사 분쟁이나 이어도 문제같은 영토 문제로 대외적 갈등을 조장해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시키려 하는데, 현 정권의 유지가 최우선인 그들의 절박함 입니다.
* 치킨게임 (절벽을 향해 차를 몰다 먼저 멈추면 지는 게임)
그렇다고 중국이 당장 분열한다 단정짓기도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군대, 중국의 군대는 국가나 주정부가 아닌 어디까지나 공산당의 군대입니다. 군대가 등을 돌리지 않는한 어지간한 분열 시도는 무력으로 충분히 제압할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독립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대부분 경제 발전이 덜 되었고 별 물리적 힘이 없습니다. 발전된 지역은 주정부의 지원을 필요로 하기에 현 체계의 유지가 굳이 손해만은 아니고요.
모순을 누르기 위해서라도 성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고립은 불가능 합니다. 하지만 개혁과 발전은 중국인 전체를 일깨웁니다. 경제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경제 불균형과 각지의 불만은 커집니다. 분열 위험은 높아 가지만 그와 동시에 이를 억압할수 있는 군대의 힘도 커져 갑니다. 분열 위험과 군사적 억압이라는 두대의 차가 절벽을 향해 질주하는 치킨게임, 이것이 현재의 중국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중국의 미래
중국의 군대는 겉보기와 달리 방어적 성격이 강합니다. 방어해야 할 대상이 일본과 미국이기에 자연스래 거대해 졌을뿐, 일본처럼 자원의 압박이 강한것도 아니고 미국처럼 패권을 위해 대양을 건널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발전이 계속 된다면 결국에는 일본과 자원을 경쟁하는 관계가 됩니다. 일본으로선 어쩔수 없이 항공모함을 통한 대양 확장력을 꽤하려 할 것이고, 중국역시 이에 반응해야 하는 입장일 것입니다.
이정도의 발전이 있기 위해선 전국의 고른 성장과 균형이 필요하지만 지금의 구조론 힘듭니다. 현 체계가 유지되는 한 중국은 결코 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맹주가 될수 없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내부 각 지역의 이해 관계를 절충하고 결과에 납득할수 있는 시스탬이 필요합니다. 유럽과 같이 '중국연맹' 구조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현 중국이 할수있는 최상의 선택이겠지만, 공산당이 이를 용납할진 미지수입니다.
* 선진국의 입장
소련과 달리 중국에는 다국적 기업이 대거 진출해 있습니다. 중국이 분열되어 혼란을 맞게 된다면 이는 선진국에도 심각한 손실을 주며 자칫 1920년 대공항 사태로 발전할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그 어떤 선진국도 중국의 분열을 바라지 않습니다. 너무 커지는 것도 곤란하지만 무너지는 것도 곤란합니다. 그들이 원하는건 지금의 모순과 한계를 그대로 껴안고, 예측할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안정을 유지해 계속적으로 이익을 뽑는 것이죠.
이를 위해선 티벳인들을 멸종시켜도 좋고 위구르인의 씨를 말려도 상관 없으며 동북공정 따윈 신경쓸 필요가 없는 겁니다. 울컥하며 욕하기 전에, 우리는 언제 쿠르트 학살에 관심을 가져 봤나요? 티벳 탄압은? 대만의 불이익은? 도의적으로 어찌됐건 우리와 상관없는 '남의나라' 이야기 였기에 우리는 공식적으로 어떠한 반응도 내질 않았습니다. 자신의 이익과 관련한 부분이 없는데 '손실을 감수하며' 목소리를 낼 국가는 없습니다.
* 그리고 우리는...
이런 매정함이 국제 관계의 본질 입니다. 우리가 '남들'을 생각하는 것처럼 그들역시 우리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 권익을 지키고 유지할수 있는 최소한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우리 나라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고 납득시키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간 우리는 우리를 남에게 알리는 것도, 남을 알려는 노력도 등한시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을 알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것인지 모릅니다.
우리의 대응은? 사실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매우 좁습니다. 우선은 통일, 그 다음에는 한미일 동맹이죠. 최소한 동아시아에서는 일본보다는 중국의 힘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한국은 두 나라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할수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미국까지 개입하면 중국을 억제하면서도 강대국의 편에서 어느 정도 정치적 이익을 챙길 수도 있고 말이죠. 지금은 꽤나 요원한 일이지만 이것이 우리의 최종적 목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