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어 배우자" 열풍
초등생~성인 상대 강좌 10년새 3배늘어 “미국, 中 위협 대처하기 위해 학습 지원”
[조선일보 신정선 기자]
초(超)강대국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의 위세가 ‘언어’에서도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의 초·중등학교에서 중국어 학습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현재 미 초·중등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5만명. 또 중국어 과목 채택을 고려하는 각급 학교는 2400곳이나 된다. 초등학생부터 성인을 상대로 하는 중국어 강좌는 10년 만에 3배로 늘었다.
이러한 중국어 열풍은 양국(兩國) 정부의 지원으로 불붙었다. 중국은 자국어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은 경제·군사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어 학습을 지원한다.
중국 정부는 내년 개설될 미 고교 고급 중국어반의 교과 과정 개발 등에 드는 135만달러 중 절반을 부담한다. 미 국방부도 중국어 집중교육 이수생을 2배로 늘리기 위해 지난달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공립학교들에 70만달러를 지원했다. 민주당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은 앞으로 5년간 중국어 학습과 양국간 문화 교류를 위해 예산 13억달러의 배정을 요구하는 법안을 지난 5월 제출했다.
특히 시카고의 경우, 공립학교들이 정규 교과시간에 흑인과 히스패닉 등 비(非)중국계 학생에게 주로 중국어 교육을 실시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3000여명이 중국어 학습에 매달린다. 지난 2월 중국어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한 루이저 메이 앨코트 초등학교에선 중국어를 선택한 학생(242명)이, 상대적으로 배우기 쉬운 스페인어를 선택한 학생(160명)보다도 많았다.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은 “장차 지구상에는 중국어와 영어만 남게 될 것”이라며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중국어는 필수”라고 말했다.
(신정선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viole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