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21일 오후 북핵 반대시위가 벌어질 예정인 서울 시청앞 광장 무대에서 난동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7시께 예정된 북핵 반대시위에 참가하던 참가자들 가운데 수십여명은 옆무대에서 진행되던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 행사장에서 탈북가수 2명이 나와 '반갑습니다'는 노래를 부르는 도중 태극기를 흔들며 무대위로 뛰어올라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노래를 부르던 평양예술단 출신 탈북가수 김유경(33) 씨가 입술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고, 탈북자 모임인 대한민국 어버이연대 회원 김성남(76) 씨가 무대에서 떨어져 머리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서울 백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날 난동사태는 종교문화축제 마지막 공연행사로 탈북가수가 무대에 올라 "북한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남한에 내려와보니 매우 좋다"면서 "평양에서 서울까지 민족이 하나되어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뒤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를 부르면서 발생했다.
노래가 1분 정도 진행되던 도중 북핵 반대시위에 참가하던 일부 시민들이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느냐"면서 흥분했고, 수십여명이 "이 빨갱이들아"라고 외치며 단상 밑에 있던 의자 수십여개를 무대 위로 집어던지면서 뛰어올랐다.
무대 위로 뛰어오른 일부 시민들이 "마이크 뺏어" "끌어내려"라고 외치며 당시 노래를 부르던 김유경 씨 등을 강제로 끌어내리고 이를 저지하는 진행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난동사태는 10여분간 무대 위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중 경찰이 현장에 도착, 양측을 격리시키고 부상자를 후송하는 등 사태를 수습하면서 마무리됐다.
당시 이 사태를 떨어져서 지켜봤던 이기환(73·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씨는 "수천명이 북핵을 반대하기 위해 이렇게 나왔는데 자기들이 양보해야지 시끄럽게 노래나 부르면 되겠느냐"면서 "게다가 '반갑습니다'가 뭐냐"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우은식기자 eswoo@newsis.com
박주연기자 p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