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가 뭔지 맛들이기 시작한 중국인들.,..중국정부 큰 실수 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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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56년 만에 처음 대륙을 찾은 대만 제1 야당 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 제2 야당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 주석이 중국에서 대단한 인기다. 중앙텔레비전(CC-TV) 카메라가 이들의 전 일정을 소화하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전달할 정도다.
이들이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간단하다. 천편일률적인 중국 지도자들과는 판이하기 때문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차분하고 자유로운 말솜씨로 중화 민족의 위대함을 강조하고 중화 민족의 단결을 호소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중국인들은 "정치인들이 저럴 수도 있구나"하고 충격을 받고 있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계획된 사전 원고를 암송하듯이 연설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언변이 어눌한 롄 주석이 인기가 더 높다. 지난달 29일 베이징(北京)대학 연설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의 면담에서 그가 보여준 솔직하고 진지한 모습이 중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롄 주석은 다소 '뻔줘'(拙.어눌하다는 뜻)했지만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그의 진지함과 솔직함이 돋보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일 시안(西安)에 도착해 상하이(上海).난징(南京).창사(長沙) 등 가는 곳마다 말 잔치를 선보이고 있는 쑹 주석도 박수를 받기는 마찬가지다.
준비된 원고 없이, 중국인들이 보기에는 다소 위험할 정도로 자유분방하게 의견을 털어놓는 그의 연설에 중국인들은 흠뻑 빠져든 모습이다. 이들이 말하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자유로운 형식을 중국인들은 신기하고 재미있게 여기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도 이들에게 강한 호감을 표시했다. 심지어 "(국민당이 주장하는) 삼민주의(三民主義)로 중국을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롄 주석의 베이징대 연설 뒤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일부 대학생은 "국민당에 가입하고 싶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대만의 자유로운 정치 분위기가 통제되고 딱딱한 중국 정치판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셈이다. 이는 분명 중국 지도부에게는 새로운 압력과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kjy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