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재갈 물리는 중국관리 교육, 못한다"
니먼 펠로십, 중국 언론인 교육 거부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중국의 관리는 교육할 수 없다'.
미국 하버드대 부설 언론인 연수 프로그램인 니먼 펠로십(Nieman Fellowship)의 밥 자일스 사무국장은 13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언론을 담당할 중국 관리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에 협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니먼 펠로십은 다음달 베이징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 시정부, 중국 언론기관 종사자 등 40명을 상대로 일주일 정도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처음 이 사업을 추진한 하버드대 페어뱅크 동아시아연구소와 함께다. 니먼은 교육 대가로 2만 달러를 받기로 돼 있었다. 교육의 주요 내용은 미국 언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 미국 기자들이 어떤 기대를 갖고 중국 취재에 나서는지 등이었다. 중국 관리들의 서방 언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궁극적으론 중국 내 서방 기자들의 취재가 원활해지리란 기대에서였다.
그러나 8일 열린 니먼 펠로십 친목회에서 반대 목소리에 부딪혔다. 중국이 교육을 받으려는 목적은 어떻게 하면 언론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것인가에 있다는 지적이었다. 중국에 이용만 당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랐다.
특히 1938년부터 매년 미국과 세계의 중견 언론인 25명을 초청해 이들의 연구를 지원하며 쌓아올린 니먼의 명성에 먹칠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니먼은 결국 중국 관리 교육을 포기했다. 당초 이 프로그램 추진의 핵심 멤버였던 페어뱅크 동아시아연구소의 전 이사장 에즈라 보겔은 "미국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 데 아쉽다"고 밝혔다.
중국 관리에게 미국 언론이 미국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리는 것은 바로 중국 내 취재에 나서는 미국 기자들의 편의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이야기다. 페어뱅크 동아시아연구소는 하버드대 다른 기관을 찾아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상철 기자 <scyo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