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아기 사는 것 배추 사는 것만큼 간단”
아동판매 실태 심각, 경찰 단속도 허술
미디어다음 / 오지은, 표승희 중국 통신원
중국의 아동 판매 실태가 날로 심각해져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중국 일간지 인민일보, 신화신문망, 망역신문 등이 최근 보도했다. 담당 경찰은 “중국에서는 아기 사는 것이 배추 사는 것만큼 간단하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달 20일 중국 시안 북문 밖에서 한 부부가 신생아를 팔려고 시장에 내놓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도저히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 바로 전날 태어난 아기를 3000위안(약 40만 원)에 팔기로 했던 것.
중국에서 이처럼 아기를 사고파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아동판매업자들은 점점 더 조직화되고 있고, 이들의 범죄방식도 더 대범해지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단속은 여전히 허술한 실정이다.
중국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먹을 것이나 장난감으로 아이를 유인해 유괴했지만 최근에는 폭력을 써서 아이를 유괴하고 있다”며 “아이가 노인이나 엄마와 함께 있으면 노인과 여성을 살해하거나 폭행한 뒤 아이를 빼앗아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노인과 어린이만 있는 집에 아동판매업자들이 침입해 노인들을 폭행한 뒤 어린이 세 명을 데려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자오퉁에 사는 한 여성(36)은 “요즘은 손자손녀를 데리고 길에 나오는 노인을 보기 힘들다”며 “유괴범들 때문에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렇듯 유괴된 아이들은 몽고, 산둥, 광둥, 푸젠 등 다른 성이나 도시로 팔려간다. 예전에는 남자 어린이가 300~500위안, 여자 어린이가 100~300위안 정도에 팔렸지만, 최근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자 800~1000위안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때로는 2000위안 정도에도 거래가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유괴된 아이들은 오랫동안 여기저기를 끌려다니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는 이 과정에서 병이 들어 사망에 이르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윈난대학교의 한 교수는 아동판매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로 중국의 낮은 문화수준과 법률에 대한 무지, 극도의 빈곤 등을 손꼽았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자신의 아이를 내다팔았다가 본격적으로 아동판매에 뛰어드는 범죄자들이 많다”며 “이들 대부분이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단속은 미약한 실정이다. 중국 경찰은 지난해 ‘아동판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규모 단속에 나섰지만 단발성 단속에 그쳤다. 쿤밍의 아동판매 담당형사는 “아동판매 소탕반을 조직하긴 했지만 인력이 없어 부서만 만들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된 단속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경찰은 단속을 통해 유괴된 아이들을 구출한 뒤에도 아이들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를 다시 찾았다고 해도 부모들이 아이를 데려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보육원에서도 경비와 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아이를 맡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