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상 첫 우주선 발사 성공으로 한껏 자존심이 올라간 중국인들은 “우주에서 만리장성을 볼 수 없었다”는 양리웨이(楊利偉) 대령의 발언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상징인 만리장성이 우주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인공건축물이라는 신화가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라고 한다. 이 결과는 심각해진 중국의 대기오염과도 관계가 있다.
-살인적 오염 주변국 영향-
중국의 환경오염 정도는 한마디로 가히 ‘살인적’이다. 최근 중국 환경보호국과 환경과학연구원 등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화로 석탄 등 화석연료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전국 338개 도시 가운데 절반이 훨씬 넘는 63.5%가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에 처했으며 양쯔강 이남지역의 상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 7대 주요 하천의 41%가 오염됐으며, 도시를 지나는 하천의 90% 이상은 이미 심각한 상태라고 중국 환경보호부장이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국토의 3분의 1이 산성비로 고통받고 있으며 피해액도 연간 1천1백억위안(약 16조5천억원)에 달한다.
중국의 자동차 보유대수의 급증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오염물질을 배출해 만성적인 대기오염을 발생시킬 것이다. 최근 베이징시가 2백만대 자동차 시대를 열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베이징시에는 신중국 성립 당시 불과 1,757대의 자동차가 있었으며 48년만인 1997년 2월 ‘자동차 1백만대 시대’를 열었다. 그 후 자동차 2백만대 시대에 도달하는 데는 불과 6년반이 걸렸다. 중국 자동차시장을 예측한 각종 조사를 종합해 보면 2005년에 현재 판매의 2배인 7백만대 수준에 달하고, 2010년에는 3배인 1천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세기에 자전거의 물결로 기억되던 중국이 21세기에는 자전거를 팽개치는 대신 자동차의 물결 속에 빠져들어 콜록거리게 된 것이다.
현재 중국은 한마디로 심각한 ‘생태적 악순환’에 빠져 있다. 많은 인구를 지탱하기 위해 공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환경오염은 국민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으며, 대기오염은 산성비가 되어 토양오염을 가중시킴으로써 식량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장에서 내뿜는 검은 연기가 곧 ‘발전’이고 ‘성장’으로 인식되었던 적이 있었다. 100년 전의 일본이 그랬고, 30∼40년 전의 한국이 그랬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자행된 환경파괴에 대해 일본이나 한국은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은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그 문제 많은 길을 아주 무섭고 빠른 속도로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 혹은 선발 개발도상국이 흔히 걸어온 소위 ‘선 성장, 후 보전’이라는 전통적인 궤적을 중국도 반복하고 있다.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환경개선을 위해 힘쓰고는 있지만 아직은 환경문제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당분간은 중국의 환경상황이 호전되리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중국의 생태적 악순환은 중국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 중국의 공업화는 인접국인 한국, 북한, 일본의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넓게는 지구 생태계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중국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은 주로 중국의 환경문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만 집중되어 있다. 그 영향의 원인인 중국 자체의 환경문제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매우 좁은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함께 문제해결 나서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진되는 산업화가 환경문제의 주원인이 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이미 경제성장을 통해 지구 환경의 오염과 자원고갈에 기여했고, 그 덕에 경제적 능력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주변국가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중국 정부 역시 지금과 같은 공업화 방식에서 벗어난 대안적 발전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주변국의 협력은 중국의 제반조건에 대한 능력 제고를 통해 중국인 스스로 환경보전에 나서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지, 해결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다. 중국은 환경친화적이면서 동시에 빈곤타파를 위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