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논단]뿌리깊은 中 인종 편견
[세계일보 2005-07-24 23:21]
공산 중국만큼 흑인들에 대해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나는 캐나다 방송의 여기자 실비아 유의 보도를 보고 이같은 결론을 내리게 됐다. 지난 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사실이 발표되었을 때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매체 가운데 하나인 新浪網(Sina.com)에는 인종적 증오와 비방으로 가득찬 글이 다수 게재되었다.
유 기자에 따르면 이같은 모욕적인 말들은 보기만 해도 구역질나는 것들로 여기에 되풀이할 가치조차 없다. 그런 글의 공통된 주제는 바로 검은색이었다. 라이스 장관이 공격받은 것은 그녀가 레닌주의 독재국가에서 흔히 그럴 것이라고 예상됐던 자본주의-제국주의 정권의 대표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검은 피부의 흑인이고 여성이기 때문이었다.
유 기자에 따르면 신랑망은 특히 중국의 교육받은 엘리트 지식층 사이에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유 기자는 “중국에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너무나도 널리 퍼져 있다”고 말했다.
몇 년 전 나는 러시아가 아직 공산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시절 패트리스 루뭄바 장학금으로 러시아의 대학에 유학했던 2명의 가나 학생들과 인터뷰를 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러시아 여학생들과 춤을 출 때마다 주위의 다른 러시아 학생들로부터 방해를 받았고 기숙사로 돌아온 뒤에는 러시아 학생들로부터 매를 맞기까지 했으며 이 때문에 몇 달 뒤 영국으로 되돌아와야 했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들도 이들의 불만을 무시했다. 레닌주의가 흑인을 향한 인종차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은 러시아나 중국이나 마찬가지다. 유 기자는 중국의 반체제주의자 류샤오보가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글을 쓸 것을 강요받고 너무도 메스꺼웠다고 자신에게 토로한 바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쳤던 류샤오보는 그 이래 언론검열 철폐를 위한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유 기자는 “중국인 선생이나 몇몇 친구들에게 흑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한결같이 ‘흑인들은 못생겼고 냄새나며 시끄럽고 우리와는 다르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유 기자는 코트디브아르 출신 외교관의 아들로 중국에서 7년간 살았던 장-마크 아그네로(20)가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아그네로는 흑인들에 대한 중국 사회의 인종차별이 점점 더 공개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아그네로는 또 “내가 처음 중국에 도착했을 때 중국사람들은 흑인을 보는 것에 놀란 것처럼 보였다. 흑인들은 그들에게 새로운 존재였던 것이다. 중국인들은 내 머리카락과 피부를 만져보곤 했다. 몇몇 사람들은 내 피부가 더러운지 알아보려고 내 피부를 만져보기도 했다. … 흑인들을 대하는 중국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출신이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향한 이같은 중국의 적대감은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하는 2008년까지는 변화해야만 한다. 그러나 중국의 뿌리깊은 인종적 편견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인지는 극히 의심스럽다.아널드 베이크먼 美 후버연구소 연구원
워싱턴 타임스
정리=유세진 객원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