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는 기자들이 그러더니 이제는 편집국장도 나섰군요.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 하는게 진실한 언론이죠.
중국 당기관지 편집장, 언론정책 공개비판 파문
중국 청년보 이다퉁, `만인서' 통해 "노예화" 비난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중국청년보의 편집장이 당국의 언론정책이 기자들을 `노예'로 만들고 있다는 내용의 공개 비판서를 발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6일 보도했다.
리다퉁(李大同) 중국청년보 편집장은 최근 편집국 기자들의 기사를 심사, 고과를 매기는 새 제도가 편집인과 기자들의 `노예화'와 `졸속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공개 비난하는 `만언서(萬言書)'를 발표했다.
공산당 전위조직인 공청단(共靑團) 기관지인 중국청년보 기자들은 공청단 지도부의 억압적 신문 운영방식에 반발하면서 서로 대치해왔는데 최근 공청단이 이같은 제도를 도입하자 이번에는 편집장이 앞장서 반기를 든 것이다.
새 제도는 각 기사에 대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등 당 지도부의 평가를 300점, 중앙선전부 지도부 120점, 중앙선전부 신문검열부 100점, 공산당 청년단 중앙서기처 80점, 독자 30∼50점 등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리 편집장은 만언서에서 "우리는 다시는 침묵할 수 없다"며 신설된 제도가 사회와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언론의 책무를 박탈하고 관리들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게 만들어 결국 중국의 언론개혁과 민주건설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중국청년보 루야오강(盧耀剛) 기자가 자오융(趙勇) 공청단 서기에게 편지를 보내 공청단 중앙의 압제를 맹렬히 비판하기도 했다.
리 편집장은 "공청단 중앙서기를 지낸 후야오방(胡耀邦)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민주정신을 이어받은 중국청년보에 대해 자오 서기가 그 찬란한 전통을 무시하고 단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만들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그는 아버지가 한번 야단치면 자식은 빌 수 밖에 없고 아버지가 북으로 간다하면 아이는 감히 남으로 간다고 할 수 없다며 제도철폐를 주장했다.
1995년 중국 뉴스보도상(新聞奬)을 수상한 리 편집장은 그가 편집을 맡았던 사회고발 기획기사인 `빙점 보도'가 중국 각 대학 신문방송학과의 필독 참고서가 될 정도로 유명한 언론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