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를 장악하라
[서울신문 2005-08-20 16:09]
중국 경제의 중심도시인 상하이의 실권을 쥐기 위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상하이는 장 전 주석의 ‘정치적 고향’으로 여전히 그의 영향력이 강한 아성. 장 전 주석은 상하이 자오퉁대학에서 공부했고, 시장과 당 서기를 지냈다. 이른바 ‘상하이방’의 총수다.
상하이를 장악하기 위한 전·현직 주석의 다툼은 상하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당 서기에 누구를 앉히느냐로 압축되고 있다.
신문은 공산당 내 소식통을 인용, 후 주석이 류옌둥(劉延東·여·60)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을 당 서기로 밀고 있다고 전했다. 류 부장이 당 서기에 임명되면 전통적으로 중국 공산당 내에서 요직으로 꼽히는 32개 성·시·자치구의 책임자 가운데 한 자리에 앉는 첫 여성이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문제는 후 주석이 현 상하이 당서기인 천량위(陳良宇·59)를 교체할 수 있느냐는 것. 천 서기는 상하이방의 핵심인물이자 장 전 주석의 측근으로 꼽히고 있다. 당 소식통들은 자신의 사람을 상하이에 심고 싶어하는 후 주석의 ‘야망’을 장 전 주석이 1년 동안 막아왔다고 밝혔다. 장 전 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배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결전의 장은 오는 10월 열릴 예정인 공산당 제16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의 고위직에 임명되려면 200여명의 중앙 위원들이 모이는 5중전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전체회의에서는 당 지도부의 결정을 형식적으로 승인해왔기 때문에 5중전회가 열리기 전 몇 주 동안 양측은 치열한 암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후 주석이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의 핵심 지도부인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천 서기도 정치국 위원이란 중량급 인사란 점에서 교체가 쉬운 문제는 아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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