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고민에 빠뜨린 중국인 죄수들
[앵커멘트]
미국이 전쟁포로를 수감하고 있는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는 중국인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들은 전쟁포로가 아니어서 미군 당국이 석방을 결정했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석방을 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김선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200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당시 체포한 중국 위구르인 15명이 있습니다.
바로 이들 때문에 미국이 난처한 입장에 놓였습니다.
알고 보니 위구르인은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로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아프간에 숨어들었습니다.
아프간에서 중국 당국에 맞서는 데 필요한 군사훈련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03년 말 미국 정부는 전쟁 포로가 아니라고 보고 이들의 석방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들이 석방을 거부하고 나섰습니다.
잘못 풀려나 중국으로 송환될 경우 처형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구르인들의 변호인 측은 미군의 잘못으로 고통을 당한 만큼 망명 신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사빈 윌렛, 변호사]
"우리가 원하는 것은 워싱턴에 살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중국의 눈치를 보며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미국 정부에 변호인 측은 절충안을 내놨습니다.
미국 정부가 다른 망명국을 찾을 때까지 관타나모 기지 안에 있는 민간인 거주 지역에 살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국제인권단체까지 나서 구명운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쉽사리 석방도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계속 수감할 수도 없고 미국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YTN 김선희[sunnyk@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