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大 입시 ‘성차별’ 논란
중국 최고의 명문 베이징(北京)대학이 여학생에게 더 높은 커트라인을 적용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여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 제2중학(중·고교 과정을 합친 교육과정)을 졸업한 원옌(19)은 이번 대입 수능에서 592점을 받고 지난 7월 베이징대학 외국어학부에 응시했으나 떨어졌다. 그러나 그녀보다 2점이 낮은 590점을 받은 같은 반 남학생은 당당히 합격했다.
원옌이 알아본 결과 올해 베이징대학 외국어학부의 경우 커트라인이 남학생은 문과 590점, 이과 619점인 반면 여학생은 문과 598점, 이과 636점이었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문과는 8점, 이과는 17점 각각 커트라인이 더 높았던 것이다.
원옌의 부모는 “이는 남녀평등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런 사실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딸에게 응시하라고 권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류수슝 베이징대 외국어학부 부학장은 “외국어학부의 경우 여학생들이 너무 많이 몰려 남학생을 많이 유치하려는 차원에서 커트라인을 탄력적으로 적용했다”며 “베이징시교위와 교육부에도 사전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승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 교육부의 린후이징 학생국 국장은 “신입생을 모집할 때 남녀평등이 원칙이기는 하지만 커트라인 적용 문제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승인을 해준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커트라인을 여학생에게 불리하게 매겼음에도 올해 베이징대학 외국어학부 신입생은 여학생이 전체 70%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2년말 현재 중국의 여대생은 전체 43.95%에 이른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