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치범 석방 헌신 美 전직 사업가 화제>
[연합뉴스 2005-08-29 17:58]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다음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의 첫 미국 방문을 앞두고 전직 사업가인 한 미국인의 중국 정치범 석방을 위한 헌신적 노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중국 인권감시단체인 `두이화(對話) 재단'의 존 캄(54) 이사장. 후 주석 방문 전에 중국이 정치범들을 석방한다면 이는 캄 이사장의 역할 때문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하며 중국어를 공부한 그는 홍콩에서 짧은 기간 언론인으로 일하다가 1979년 중-미 관계가 정상화된 뒤 화학회사 경영으로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을 일궈냈다.
그러나 지난 89년 6월4일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당시 중국 군인들이 시위 학생들에게 발포하는 것을 본 뒤 그는 다른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중국의 양심수 석방을 위해 화학회사 경영을 그만두고 두이화 재단을 설립, 미국과 중국 정부의 가교역할을 하며 지난 15년간 중국 민주화 및 노동 운동가들, 티베트 승려, 천주교 성직자들의 석방과 인권을 위해 일해왔다.
캄 이사장은 중국과 사업하던 시절 맺었던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과의 인맥을 활용, 정치범들의 석방을 위해 일해왔다. 그는 또 정치범들이 변호사 및 가족 접근권을 행사하고 의료 혜택 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해왔다.
1년에 4차례 정도 중국을 방문하는 그는 중국 신문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정치범이나 사상범들의 명단을 찾아낸 뒤 이 명단을 중국 관리들에게 보여주며 이들의 관한 정보와 처우 개선, 감형 등을 부탁해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중국 정부를 자극하거나 문제를 일으키기 보다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중국 관리들에게 신뢰를 얻어온 것이 주효했다.
캄 이사장의 정치범 석방노력을 도와온 중국 관리 쉬 원리는 캄 이사장이 미국정부나 인권단체로부터 정치범 명단을 통보 받기를 싫어하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아왔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올해 중국을 방문하기 전 신장 위구르 자치지구 출신 여성으로 국가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복역중이던 레비야 카디르를 석방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내달 후 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정치범 석방을 위해 막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그는 지난해 미국 맥아더 재단이 주는 '천재상'(genius grant)'을 수상하며 50만달러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캄 이사장은 "중국의 정치적 변화는 경제적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경제적 번영이 시민권과 정치적 권리의 개선으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법부는 중국의 정확한 정치범 숫자를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지만 그는 어림잡아 1만5천∼2만5천명이 정치적 또는 종교적 이유로 복역 중이며 이중 절반 가량은 파룬궁(法輪功)과 연루돼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여론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더 부드러운 얼굴로 관용을 보여줘야 한다"며 사업을 그만두고 이 일에 뛰어든 것에 대해 "생명을 구하는 일에 기여할 때의 감정을 돈으로는 사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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