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5-09-04 19:45]
중국 동남부 지역을 휩쓴 13호 태풍 ‘탈림’의 영향으로 중국에도 8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피해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중국 정부는 탈림이 동남부에 몰아닥치면서 저장(浙江) 안후이(安徽) 푸젠(福建) 장시(江西) 4개 성에서 최소 58명이 숨지고 29명이 실종됐으며, 직접적인 경제피해 규모도 78억위안(약 1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 산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장성 원저우(溫州)시에서는 하룻밤 새 9명이 숨지고 15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탈림은 중심권 최대 풍속이 초속 35m에 달하는 초대형 태풍으로, 지난 1일 오후 푸젠성에 상륙한 후 북상하면서 동남부를 휩쓸었다.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안후이성으로, 다볘산(大別山) 지역에는 강풍과 함께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안후이성에서는 44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중국은 안후이·저장·푸젠성을 4급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에 나섰다.
한편 중국에서는 올 들어 홍수와 태풍 등으로 1억5000만명이 자연재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방재총지휘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중국 내 30개 성·시·자치구와 신장(新疆) 생산건설병단 등지에서 발생한 홍수와 지진으로 1억5078만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인구가 13억명인 만큼 8.6명 중 한 명꼴로 피해를 본 셈이다. 무너진 집은 90만채에 이르고 침수 등의 피해를 본 농경지는 327억평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숨진 사람은 1024명이며, 이 가운데 293명은 아직 시체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방재총지휘부는 재해 피해가 이처럼 큰 것은 올해 남부의 주강(珠江)과 동북의 랴오허(遼河), 중부의 후이허(淮河) 등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강 지류인 시강(西江) 지역에는 100년 만의 대홍수를 기록했다.
베이징=강호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