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조류독감 대처 미흡땐 최대 44만명 사망”
우리나라도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악의 경우 44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9일 이같은 내용의 질병관리본부 보고서를 공개했다. 안 의원은 비록 이번 보고서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가상 시나리오라 하더라도 정부는 국가적 차원의 전염병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종바이러스 발생이 최악 상황
질병관리본부가 안 의원에게 제출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신종전염병 대응전략 개발에 관한 연구’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조류독감이 감염될 수 있다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물론 현재까지 사람은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이나 오리 등의 타액이나 배설물을 직접 접촉했을 때만 조류독감에 걸리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사람들이 걸리는 독감바이러스와 결합해 새로운 변종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럴 경우 조류독감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전염이 가능해 진다.
●최악의 경우 44만명 사망
질병관리본부는 사람간 감염을 가정, 우리나라가 방역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체인구 중 1375만여명이 감염돼 이 가운데 44만 1000여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방역조치를 취하더라도 방역의 조치 정도에 따라 9만 2000여명에서 14만 3000여명까지 죽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아직까지 국내 감염자는 없어
국내에는 사람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1996년에 이어 2003년 12월 충북 음성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전국적으로 확산됐었지만 닭, 오리 등 가금류만 감염됐을 뿐이다.
그러나 홍콩, 태국 등 아시아 지역은 물론 유럽에서도 사람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례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특히 2003년 이후 아시아에 조류독감이 확산된 이후 베트남에서만 4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적어도 65명이 숨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25억원을 들여 조류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 50만명분을 확보했고, 올해도 65억원을 들여 25만명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내년에도 25만명분을 구입하기 위한 예산 65억원을 책정했다. 내년까지 100만명분의 백신이 확보된다. 그러나 WHO가 권장한 비축량 150만명분에는 50만명분이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 최선의 예방법은 살아 있는 닭과 오리 같은 가금류를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5101000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