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판매 중단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중국산 장어에서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된 데 이어 최근 기생충 김치 파동까지 불거지면서 관련 제품 매출이 급감하자 아예 판매대에서 퇴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중국산 장어를 국내산으로 대체한 데 이어 지난달 점성어, 농어, 도미, 부세 등 중국산 수산물을 전량 철수시켰다. 중국산 농수산물 제품이 아예 없다는 게 이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 이마트 역시 중국산 양념장어를 국내산 송황장어로 대체하는 한편 중국산 차 제품도 안전성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국산과 중국산이 섞여 있는 차 제품에는 국가공인기관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제품에 한해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다.
롯데마트도 장어, 농어, 점성어 등 중국산 수산물에 이어 고사리, 숙주나물 등 중국산 나물 판매를 중단했다. 그랜드마트는 중국산 농수산물의 90% 이상을 매장에서 뺐다. 지난달 초 장어, 민어, 도미, 고사리, 도라지 등 10여종 중국산 먹을거리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최근 중국산 새우 살과 쥐포도 전량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은 중국산 김치 전 품목에 대해 판매 중단을 결정했으며, G마켓도 모든 중국산 김치의 등록을 취소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6월 자사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중이던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이라고 광고하면서 팔다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의해 적발된 뒤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마늘종, 낙지, 새우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이마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점에서 중국산을 취급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낙지, 새우 등은 모두 자연산이기 때문에 양식으로 인해 문제가 됐던 장어와 달리 철시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여타 업체들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통업체들이 문제가 된 뒤 뒤늦게 상품을 수거하고, 그것마저도 서로 눈치를 보면서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질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통업체들의 식품 원산지 표시와 중국산 제품 관리 강화가 선행돼야 하며 ‘사후 대처’보다는 ‘사전 예방’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환 기자
2005.10.24 (월)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