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에이펙, 외신기자 취재 금지로 논란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 협력체) 준비기획단이 '취재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한 외신 방송의 기자에 대해 ID카드를 회수하고 회의장 밖으로 추방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이같은 조치가 중국측 요구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이펙 준비 기획단은 15일 오후 NTDTV 한국인 기자 최선희씨에게 발급했던 ID 카드를 회수하고 회담장인 벡스코에서 추방 조치했다.
NTDTV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아시아,미주 등의 화교를 상대로 하는 위성 방송을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단체인 파륜궁과 중국의 인권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고,한국에도 지국을 두고 있다.
최 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 벡스코 양자회의장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동료기자와 함께 회담장으로 갔으나,현지 진행 요원으로 부터 '풀 기자단 외에는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구역에 왔다'며 제지를 받고 프레스 룸으로 되돌아왔다.
최씨는 "잠시후 에이펙 기획단 관계자가 찾아와 처음에는 프레스센터에서만 취재를 하라고 했으나,자신을 다시 불러 '이 문제 때문에 더이상 취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회담장 밖으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추방된 기자 중국의 압력있었다고 주장해
최씨는 기획단의 추방 조치가 중국 정부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중국 대사관측은 처음부터 이 방송 기자에 대해 ID 카드를 발급하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단 관계자는 "중국 대사관측의 요구로 NTDTV에 대해 ID 카드를 발급하는 문제를 고민했었다"며 중국 대사관으로 부터 강력한 요청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최 씨는 이날 아침에도 한.중 정상회의를 취재하기 위해 회의장 입구 검색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어제까지 문제가 없던 ID 칩이 인식되지 않아 사무국에 직접 가서 확인 작업을 거쳐야 했다. 기획단 관계자는 "ID 카드에 조정이 되지 않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최씨는 출입을 막기 위해 기획단의 고의적인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반면 에이펙 기획단측은 최씨에 대한 추방 조치가 취재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에이펙 준비기획단의 홍보관계자는 "문제의 NTDTV는 '파륜공'과 관련돼 있다"며 "언론인의 취재 기회를 박탈할 수 없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고 출입을 허용했지만, 규정을 어긴 만큼 추방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CBS정치부 구용회 기자 goodwil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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