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북경에 위치한 한국 광고회사에서 한달간 근무를 했을때의 실제 겪은 일입니다.
그때 저말고 한국사람 세사람과 같이 왕징에서 숙소를 같이하고 조양구에 있는 펑룬따샤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지요. 바로 그 옆에 뉘런지에(여인길)도 있고,
계속 천진에서만 있어서 나름대로 한국과 비슷한 느낌 그리고 이국적 느낌에 빠져
북경은 그나마 살만 하구나 라고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적어도 천안문 광장이나 홍챠오 거리 등등 동네 구경 다니듯이 많이 다녔었지요.
그리고 느낀것이 중국 출퇴근 문화나 점심시간 문화등등도 한국하고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개인 능력또한 한국과 별반 차이 없다라고 느낄정도로 중국에 흠뻑 빠지게 되었습니다.
치안도 괜찮고 해서 밑에 분이 쓰신 글중에 바나나 라는 나이트 클럽도 가보고, 이런 저런 경험을 하면서 중국을 좋은 면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문제는 한 사건으로 인하여 바뀌었다는 거죠.
그날도 일을 끝내니 저녁 9시 정도 되는거 같습니다.
동료들과 그냥 숙사로 들어가기도 해서 택시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산리톨에 한번 가보자고 하더군요. 그때 같이 일하던 조선교포가 소개해주길래 한번 가보자 했지요.
(그 조선 교포분은 무슨 이유로 거기를 소개 해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중국말을 알아듣고 묻고는 다닐 정도라서 한국 사람들 끼리만 가게 되었습니다.
외국인이 많이 온다는 이유로 치안도 괜찮을거 같아서 가게 되었는데, 정말로 세계 각국 사람들이 노천카페에 앉아서 술도 마시고 바 안에서는 라이브로 노래도 하고
또다른 문화가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리를 일단 훑어 보기로 하고 길을 계속 나가는데 참으로 삐끼 많더군요.
노란머리 외국인한테는 말을 안거는데, 외모로 보나 저희가 동양계인줄 알고 정말 끈질기게 따라 붙더군요. 그때까지 저희들은 그 바들에게 고용된 삐끼들인줄 알았습니다.
한 10분 정도 따라오는 한 삐끼가 갑자기 한국말을 하더군요. 형님들 계속 돌아봐도 거기서 거기니까 제가 하는 바로 가시면 30프로 디씨 해드리겠습니다 . 하더군요.
그런 자리서 한국말 들으니(정확히라면 조선말이겠죠) 일단 믿음이 가더라 이겁니다.
그래서 어디냐 하고 물으니 저 앞이니까 같이 가자고 해서 동행을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구경도 하고 젊음 분위기도 느끼고 해서 거의 길 끝까지 갔지요.
그런데 갑자기 택시를 타자는 겁니다.
뜬금없이 웬 택시?
에이 그럼 우린 안가겠소 하였지요.
그랬더니 택시비는 자기가 내는거고 시끄럽지도 않고 차분한 한국식 바(BAR)분위기를 내려다 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하더군요.
제 머리에 스치는 것은 '사기다' 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근데 제 동료가 자꾸 가자고, 이 아저씨 믿을만 한거 같다고 생떼를 쓰는겁니다.
참고로 이 동료는 중국을 태어나서 처음 와본겁니다.
설마설마 하면서 설마 죽이기야 하겠냐 싶어 마지못해 동행을 해서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주택가 이곳저곳 돌면서 여기가 어딜까 싶더라구요.
이상한 골목길 들어서서 일단 바앞에 내렸습니다.
외모적으로 바분위가 나는데 주위가 좀 지저분 하더군요.
웨이터도 나비 넥타이 매고서 앞에 있는걸로 봐서 나쁜데는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들어갔죠.
헉!
이게 웬 여자들 천국인가요?
남자는 없고 여자만 한 60명 정도가 일순간에 저희들을 쳐다보는 겁니다.
눈둘곳도 없이요.
2층으로 가자고 하면서 올라갔더니, 한 40명 되는 여자가 줄줄이 저희들을 쫒아 올라오는 겁니다. 이런....아가씨 있는 술집이구나....속으로 그러면서
동료보고 나가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ㅡ,.ㅡ 중국에 처음 와본 젊은 혈기의 한국남들이 그걸 그냥 가자고 갈 사람들이 아니죠, 이런 분위기도 느끼고 싶다하여
일단 룸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뒤는 보통 가라오케 순서대로 죽 진행이 되었고, 자리에 다 앉았는데,
갑자기 우리를 데려온 삐끼가 형님들 즐겁게 지내십쇼 하고 웃으며 나가더라구요.(ㅡ,.ㅡ)
그러면서 맥주도 먹고 노래도 부르고 건전하게 놀았습니다.
(저보다 동료들이 좋아 하더라구요)
한 10분 지나니깐 여자들이(한족임) 자기들은 브랜디 한잔씩 하면 안되냐고 해서
동료가 먹어먹어 하면서 한잔씩 시켜주고 저희들도 맥주 한병씩 더시키고 해서, 한시간 정도 있었나 봅니다. 적당히 먹었으니 얼른 가야지요.
왜냐면 다음날 일도 많았거든요.
자 이제 시작입니다.
계산서 가지고 오라니까, 여자들이 자기 팁을 먼저 달라고 하더라구요. 자기들 팁은 미리 받아야 한다나 뭐라나...그래서 100원씩 줬습니다.
동료들도 팁이 싸다고 우와 좋다 하면서요.
솔직히 천진서 가라오케 몇번 가본지라, 상식선에서 준겁니다.
그랬더니 적다고 100원씩만 더 달라고 생떼를 쓰는 겁니다.
하도 애원해서 더 줬습니다.
그러더니 여자들 하나둘 나가더라구요.
5분. 정확히 5분 뒤에 얼굴에 흉터자국에 꼬맨 자국에 정말 프랑켄슈타인같은 얼굴을 하고있는 남자가 들어오는 겁니다.
그것도 엄청 조폭같이 옷입고, 어깨에 힘 팍팍 주고요.
목소리도 엄청 허스키 하더라구요.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오늘 사기당했다'
더 황당한것은 계산서 가격이었습니다. 맥주 12병에 브랜디 3잔 값이
4200원 이었습니다.
중국 맥주는 바에 가서 먹어도 10~20원입니다.
가격표에도 그렇게 써있었고요.
그런데 ....속은것이 브랜디 값이 한잔당(1온스) 1000원(한국돈으로 그당시 15만원)
당해도 엄청 당한겁니다.
이런게 어디있냐 돈 못주겠다 하니까
갑자기 탁자를 팍 치더군요 술상이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외국인이니 넘어갈수도 있겠지 라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지금은 외국인이 아니라 돈으로 보였겠지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옆에서 있던 계산 받으려는 사람(여자임)이 뭐라뭐라 속닥이더군요.
그 깡패는 험험하면서 돈 못주면 너네들 다 목에 스윽하는 시늉을 합니다.
이게 무슨 개쪽이냐 하면서도,
그나마 이성을 차리고 돈 얼마 있냐 하면서 총 가지고 있던 돈을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다 합쳐도 2000원도 안되더군요.
한숨만 푹푹 쉬고 있을때,
그 경리라던 여자가 조선말을 하더군요.
"돈이 그거 밖에 없어요?"
하고요....이 황당함.
우리 하는 이야기를 다 알아 듣고 그 깡패한테 속삭였던 겁니다.
그래서 제가 조선족이냐고 했더니, 그렇다더군요.
"첨부터 조선족이라 하면 되지 않습니까?"
"내가 조선족이든 한족이든 당신들이 무슨 상관이에요?"
"그래도 말이 통하니 미리 말을 해줬더라면, 우리도 빨리가고 당신들도 빨리 다른 영업할수 있고 서로 좋지 않습니까?"
"그건 내가 알바 아니고 빨리 돈이나 주세요"
하는 겁니다.
동료들 눈이 똥그래 지더군요.
조선족이면 우리가 말하는 동포 아니냐고요.
황당했습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그런 거구나....
당시 다니던 회사 사장이 그런쪽으로 잘 아는 분이기에 쪽팔림을 무릅쓰고
전화를 했습니다.
사장 길길이 뛰고 그런데 어딘줄 알고 간거냐, 죽을려고 환장했냐 난리를 치더군요.
사정사정 하니 잠시 전화 끊고 기다리라 하더군요.
아마 깡패와 그 여자는 사장한테 전화 했으니, 돈 가져 오겠지라고 생각하면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중국말로 ㅋㅋㅋ 하더군요.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여자더군요.
"누구세요?"
"박사장님 말 듣고 전화 한거에요. 얼른 바꿔 주시고, 나오실적에 빨리 택시타야 해요"
하더군요
전화를 바꿨더니, 깡패가 응, 응 하면서 심각한 얼굴로 변하더군요.
한숨 푹 쉬더니, 1600원만 내고 빨리 가랍니다.
저희는 얼른 돈 주고 나왔지요.
택시타고 얼른 나와서 회사로 갔습니다.
죽을뻔하다가, 적어도 얻어터지기 일보직전 나오게 된거지요.
나중에 이유를 물어봣더니, 사장이 아는 지인한테 전화하여(공안에 관계된 높은 사람인것 같음) 나올수 있던 것입니다. 저한테 전화 하였던 조선동포는 그 공안의 첩이었고요.
장시간 읽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쪽팔림을 무릅쓰고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중국이 치안이 좋다고(?) 하여도
연락처는 꼭 남겨놓고 남의말(특히 처음보는 조선족)만 믿고 따라 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조선동포분들 중에서도 좋은분들도 있고, 나쁜 마음을 가진 분들도 있겠지만,
이 사건 이후로 뭐랄까...복잡 미묘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일단 의심부터 함)
지금은 다시 천진으로 와서 있지만, 중국은 참 삭막한거 같습니다.
정이 없고 돈이면 다되는 자본주의를 능가하는 초자본주의적인 사상을 가진 중국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안그런 분들도 많지만요.
전에 제가 올린 글중에서도 중국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참는다"
오늘도 마음속에 새겨 봅니다.
재중 한국인 여러분 항상 하루하루 조심하게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