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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 대 중국 여기자의 설전과 동북아
이름 : 대동방국
2005-06-15
<아래는 뉴스메이커 김연광 기자의 글입니다...> 저는 2000년의 남북 정상회담 이야기만 나오면 몸이 뜨거워집니다. 새벽에 일어나 역사적인 6·15 남북 공동성명의 내용을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미국 스탠포드 대학 인근에 있는 수영장으로 갔습니다. 그때 저는 스탠포드대학 후버연구소에서 연수 중이었습니다. 수영을 끝내고 뜨거운 물과 거품이 나오는 「자쿠지」에 들어갔습니다. 좀 있다가 후버연구소 도서관에서 가끔 얼굴을 마주친, 중국 신화사 통신 출신의 여성이 자쿠지에 들어왔습니다. 신화사는 관영 통신사와 정보기관의 역할을 오랫동안 겸해 온 조직입니다. 이 여성이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했다니 축하한다. 한국은 이제 곧 통일이 되겠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새벽 댓바람부터 더구나 수영 팬티만 하나 걸치고 골치아픈 정치얘기 하기가 싫어서 짧게 대답을 했습니다. 『두 정상이 이제 한 번 만났을 뿐이다. 좀 전에 공동성명이 나왔는데 「앞으로 잘 해보자」는 내용에 불과하다. 이제 겨우 첫발을 뗐을 뿐이다. 중국과 대만의 頂上이 만난다고 곧 통일이 되겠나. 체제의 문제가 그리 간단한 게 아니다』 그녀의 말 한마디가 제 속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땅콩만 한 나라에 무슨 이념과 체제가 그렇게 중요해』 제가 반격에 나섰습니다. 『체제의 문제는 국민이 죽고살고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다. 모택동은 대약진 운동으로 2000만 명의 인민을 굶겨 죽이고, 문화대혁명으로 중국 전 인민을 10년 대동란 속으로 빠뜨렸다. 등소평이 1970년대말 사실상의 자본주의로 체제전환을 하면서 중국이 그나마 기사회생한 것 아니냐. 너희는 왜 별 것도 아닌 이념에 집착해 30년을 허송세월했느냐. 200만 명의 주민을 굶겨 죽인 김정일 정권이 체제전환을 하지 않는 한 통일은 불가능하다』 자쿠지 속에서 본격적인 한중이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이 여성은 오른손 엄지를 검지에 갖다붙이면서 계속 『땅콩만 한 나라』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중국의 변방 길림성 크기도 안 되는 땅에서 분단돼 살면서, 뭐 그렇게 요란하게 구느냐」는 듯한 그녀의 경멸적인 제스처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순간 1000여 년간 「사대」를 국가 생존전략으로 삼고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얼굴이 확 스쳐지나가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중국의 무게에 짓눌려 엄청 고생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 때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숙소인 산티아고 하얏트 호텔로 각국 정상들을 불러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길어야 30분을 넘기지 않는 만남을 위해, 일본·중국·러시아·한국·인도네시아·멕시코의 정상들이 부시 대통령의 숙소를 찾았습니다. 회담 장소인 2층으로 올라가다가 노무현 대통령은 계단에서 인도네시아의 「유도요노」 대통령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산티아고 정상회담을 지원했던 미 국무부 직원의 얘기입니다. 『의전팀의 제일 중요한 임무는 각국 정상들이 호텔 안에서 마주치지 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노대통령이 계단에서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마주쳐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황제 알현」의 이미지를 주면 곤란했기 때문입니다』 헨리 키신저 미 국무부 장관의 저서 「외교」는 아주 두껍고 어려운 책입니다. 외교사에 밝은 사람도 쭉쭉 읽어나가기 힘이 듭니다. 책꽂이에 꽂아 놓고 가끔씩 읽다 보니 서론을 네댓 번 읽게 됐습니다. 그가 이 두꺼운 책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간결합니다. 제 나름대로 정리해 봤습니다. <세계사에는 그 시대를 지배한 패권국가가 있었다. 패권국가는 세계질서의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고, 자신의 가치를 세계에 전파했다. 패권국가에 의한 세계질서 유지는 사과가 중력에 이끌려 땅에 떨어지고,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과 같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지구상에 사는 한 중력을 피할 수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이던 2002년 5월 관훈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노후보는 「김대중의 3단계 통일방안을 지지한다고 하는데 설명을 해달라」는 패널의 질문에 『외우려고 하는데 잘 안 외워진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하기 9개월 전까지 정치인 노무현의 머리에 담겨 있던 자신의 통일방안은 「김대중의 3단계 통일방안이라고 여러 사람들이 여기고 있는 그 어떤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 토론에서 1990년 전민련의 「주한미군 철수」 성명에 서명한 사실에 대해 『주한미군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다. 서명을 아무 생각없이 했다』고 했습니다. 토론을 지켜보면서 저는 「주한미군 철수나 통일정책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아무런 생각없이 살던 사람도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는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통령이 된 후 그가 김정일 정권의 미래·북핵 문제에 대해 내놓는 관측과 전망은 너무나 단호합니다. 불과 몇년 전 『아무 생각이 없었다』던 사람이라고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노대통령이 북한의 실체를 정확히 보지 못하고, 세계사의 흐름을 거꾸로 가고 있다」는 쪽입니다. 그가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처럼 노무현의 통일정책은 현실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환상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1970년대 중동특수 이상의 「북한 특수」가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을 거쳐 모스크바 파리로 가는 「철의 실크로드」가 열린다』고도 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서 또 「철의 실크로드」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철의 실크로드」가 과연 현실성이 있는 얘기인지 확인하기 위해 2002년 5월 러시아에 취재를 갔습니다. 북한과의 철도연결 협상을 주도해 온 러시아 하원의 「유리 텐」 의원과 러시아 철도청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김정일이 2000년 7월과 2001년 8월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국 철도」 연결을 약속하고,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철의 실크로드」는 왜 안 뚫리는 걸까요? 뜻밖에 그 해답을 북한의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이 이미 내놓았습니다. 김일성은 1994년 6월30일 벨기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일행을 만나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김일성은 남한철도와 대륙철도를 연결하면 매년 14억 달러의 수입이 들어올 것으로 예견합니다. 『신의주와 개성 사이의 철길을 한 선만 더 건설하여 복선으로 만들고 남조선으로 들어가는 중국 상품을 날라다 주기만 하여도 거기에서 1년에 4억 딸라를 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로씨야(러시아)나 흑룡강(중국 동북 3성의 하나)에서 수출하는 물자를 두만강 역에서 넘겨 받아 동해안에 있는 철길로 날라다 주면 거기에서도 한 해에 10억 딸라의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김일성은 죽기 직전 「철의 실크로드」 사업을 구체적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왜 김정일은 아버지가 검토했던 이 수지맞는 사업을 지금까지 안 했을까요? 「고난의 행군」(1994~1996) 때 북한 주민 200만 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대량 아사를 막기 위해 필요했던 식량은 한 해에 곡물 200만t 정도였습니다. 옥수수로 국제시장에서 구입한다면 2억 달러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김정일은 주민 200만 명을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정권 안정을 해치는 개혁·개방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김정일이 내린 결정보다 더 그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어디에 있을까요? 북한 핵문제가 다시 우리의 목을 조이고 있고, 김정일이 어떤 선택을 할지 추측이 난무합니다. 최근 김정일을 만나고 돌아온 미국 쪽의 한 정보 소식통은 김정일의 「워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북한의) 재래식 무기는 전부 고철이다. 우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이것(핵무기)뿐이다. 핵을 내려놓는 순간에 (미국이) 나를 죽이려고 덤벼들 것이다』 저는 후버연구소에서 공부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패권국가로서 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나라는 앞으로 미국·중국 두 나라 정도이고, 나머지 나라들은 두 나라의 중력권 안에서 이리저리 끌려다닐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과감한 발상에 끌리는 편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중력권 사이에서 「균형자」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도 매혹적입니다. 『북한의 핵보유는 자위적인 수단이다』 이 발언도 김정일의 고민을 제대로 짚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세계사에 남은 마지막 스탈린주의 병영국가, 수용소 군도의 주인 김정일이 계속해서 정권을 자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대한민국의 옳은 선택이 될 수는 없습니다. 자유와 인권의 확산, 세계자본주의의 전 지구적 확대, 「정보 대기권」의 형성이라는 큰 흐름으로 볼 때 김정일 정권은 변하지 않으면 사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사과가 중력에 의해 땅에 떨어지는 것과 같은 과학적 사실입니다. 김정일의 공갈과 협박에 정신없이 끌려다니다 보면, 마치 국제질서가 김정일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착각이 듭니다. 하지만 김정일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중력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비틀거리며 몸부림치고 있는 초라한 독재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정부, 국회와 시민단체에 「북한과 김정일을 중심으로 세계가 움직여야 한다」는 천동설 신봉자들이 가득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 미혹의 한복판에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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